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겨울 배웅 막바지 겨울을 추스르려는 듯 용마산 등성이에 싸락눈을 흩뿌린다. 도심은 진무 속에 다시 겨울잠 속으로 빠져들고~~ 모진 한파에 질린 가슴 몸서리를 쳐대며 겨울이 휘젓고 가는 가파른 산길에 어기적어기적 발자국을 남긴다. 순식간에 겨울산은 새하얀 드레스를 갈아입고 분가루를 뒤.. 더보기 아비의 눈물 무엇인지 모를 거리감을 방치하다 결국 예기치 못한 엉뚱한 것으로부터 사건이 터졌다. 치과에 간다는 아들 녀석의 말에 별 생각 없이 “웬 치과”라고 묻자 다분히 귀찮다는 듯 “이가 아프니까 치과에 가죠?” “그것을 몰라서 묻는 거냐?” “그럼 알면서 왜 묻는데요?”라니 분명 숨.. 더보기 세월이 내게 묻노니!!~ 간 적도 온 적도 없는 것 같건만 세월은 이미 바다를 이루고, 온 것도 간 것도 아닌 것 같건만 인생은 어느덧 석양을 등졌다. 천년만년 긎 없을 세월 꿈 깨어보니 자투리 난간이요, 세상을 뚱쳐도 시원찮을 삶인데 하얗게 또 하루를 갉아먹는다. 구름처럼 왔다가 사라져간 흔적 없는 바.. 더보기 겨울 꽃 이른 겨울 댓바람에 설폭을 맞은 도심 산, 발밑에 부서지는 뽀드득거림이 목탁소리처럼 청량하다. 가을 영혼을 달래는 듯 겨울 연가를 부르는 듯, 투명한 햇살에 글썽이는 눈물 보석처럼 빛나고, 솔잎 위에 목화솜처럼 살포시 피워낸 백설화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눈 시리도록 결백하고, .. 더보기 겨울 나무 찢겨 뭉개져 버릴 것 같은 태풍 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았던 숲이 제 스스로 옷을 벗고 팔을 벌린 채, 앙상한 손가락을 펼쳐 빈손을 쳐들고 있다. 불어 닥칠 북풍한설을 맨몸으로 맞으려는 듯 다시 찾아올 새봄을 위한 냉혹한 시련을 감수하려는 듯 자연의 순리에 의한 모든 변화에는 시.. 더보기 겨울 허수아비 가을이 남긴 것은 바람과 함께 정처 없이 떠도는 끝없는 낙엽의 몸부림인가요? 내 고향의 텅 빈 들녘 된서리처럼 내려앉은 하얀 허무이리까? 가을과 겨울이 오가는 길목 한가운데 발목 잡힌 길손처럼 서서 보따리 보따리 짐을 든 채로 변 마려운 견공 꽁무니 흔들듯 한데 가련히 뼈마디만.. 더보기 가을 무상 이미 가을은 가고 없으이다. 비바람에 흠뻑 젖은 을씨년스런 모습으로, 대자연의 순리를 좇아 소슬한 바람에 이끌려 홀연히, 끝도 모를 방황의 길에 정처 없는 나그네처럼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을 맡겨 분신처럼 남겨 둔 채. 산중 구석구석 가을 잔재를 모두 쓸어 날려버릴 듯 휘몰아치는 .. 더보기 가을 몰이 돌쟁이 개구쟁이 손에 강아지 끌려 다니듯이 바람을 의지한 낙엽이 공원 마당을 이리저리 이끌려다닌다. 가을이 머물렀던 곳에 텅빈 벤치만 덩그렇게 구멍난 내맘 위로하듯 빈자리를 내 밀고섰다. 기대와 설렘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쉰다섯 살 인생은 오류투성이다. 빈자리를 채워줄 이 .. 더보기 이전 1 ··· 77 78 79 80 81 82 83 ··· 10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