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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가을 몰이

 

 

 

 

 

돌쟁이 개구쟁이 손에

강아지 끌려 다니듯이

바람을 의지한 낙엽이

공원 마당을

이리저리 이끌려다닌다.

가을이 머물렀던 곳에

텅빈 벤치만 덩그렇게

구멍난 내맘 위로하듯

빈자리를 내 밀고섰다.

 

기대와 설렘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쉰다섯 살 인생은

오류투성이다.

빈자리를 채워줄 이

아무도 없으니

허탈감을 털고

힘없이 일어나

언제나처럼 품을 열고선

용마산 품속을 헤집는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

허전한 마음을 위로하고

잦은 빗방울이 오락가락

쳐진 어깨를 다독거린다.

 

가을 떠나는 용마산에

까마귀만 남아 배웅하듯

용마산 아차산을 오가며

애달피 이별가를

불러대고,

불현듯 겨울을 예고하는 듯

시리고 세찬 바람이 몰려와

낙엽을 헹가래 치며

가을몰이를 해 가고,

그렁그렁 눈물 맺힌

잿빛 하늘은

울컥 설움을 토하듯

굵은 빗방울을 뚝뚝

뜨거운 눈물방울처럼

떨군다.

 

 

2012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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