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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가을비 은행잎

 

 

 

 

은행나무 가로수 밑을

무심코 지나다 말고

심장이 멎은 것처럼

꼼짝을 못하고 멈춰 선다.

 

흩뿌려진 세월의 조각들인가?

빛바랜 삶의 잔해들인가?

 

빗물에 질척거린 아스팔트 차도와

인적에 몸살 앓는 인도 보도블럭에

시리도록 추적대는 가을비에 이끌려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순응하고 나서

경계석을 베개 베고 말없이 누어있다.

 

하얗게 바래버린 내 청춘에

노란색 페인트를 덧칠해 놓은 듯

흐려져 가는 내 영혼에

샛노란 물감을 풀어 놓듯--------

 

어쩌지 못할 번민 덩어리만

짐 보따리처럼 끌어다 놓고

야속한 세월은 어느새 저만치

바람처럼 모퉁이를 휘젓고 간다.

 

 

2012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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