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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

6월이 열리는 날 한시 또 하루 거침없는 시간은 어느덧 금시 예순일곱 번을, 한여름 앞으로 습관처럼 끌어다 패댕이를 치듯 꿇어 앉힙니다. 파란 하늘에 담상담상 드리운 흰 뭉게구름 예쁘고 오가는 바람마저 곱고 부드러운 6월이 열리는 첫날, 내 안에 일그러진 또 다른 날 밖으로 불러내 북적 한 이발소에 머리 맡겨 깎이고, 다정히 손 잡고 홀가분히 도심을 벗어나 녹음 우거진 용마산으로 사부작사부작 올라갑니다. 어릴 적 청보리가 익어가는 덕진뜰 복송밭 뚝방길, 탱자나무 앞 흐드러진 찔룩꽃 향기로운 꽃길 따라 하늘하늘 춤추며 짝지어 가던 노랑나비 흰나비들처럼, 용마산 오름 한 계단 한 계단 어지러운 속내 비워내고, 아차산 내림 한 걸음 한 걸음 뒤틀린 그 속 달래고 나니, 아차산 2보루 일렁이는 금계국 물결 청보리가 익어가는 고향.. 더보기
마음의 여백 찾아 가는 길 저 조밀한 도심으로부터 기를쓰고 벗어나, 신록이 우거진 6월 중 11계단의 이 울창한 숲 그늘, 배낭을 벗어 가벼이 마음을 비워 가뿐히 하고, 저 멀리, 하늘 높이 유영하는 뭉게구름 따라서 한가로이 초록 터널을 지나 마음의 여백을 찾아갑니다. 용마폭포 절벽 난간 나리꽃 망울 잔뜩 부풀린, 밤꽃 냄새 음설스런 용마산 몬당을 사뿐히 넘어, 금계국 노랑미소 밝고 화사한 아차산 4보루를 가뿐사뿐 지나, 암반 경사지를 조심조심 내려와 대성암 돌계단에 합장하고 선 저만치, 대웅전 안이 훤히 보이는 한 곳에 진보라색 접시꽃이 요염한 미소를 띄우고, 수려한 몸매를 한껏 드러내 법당 안을 유린하듯 유혹의 눈길을 보냅니다. 부처님 눈가에 살포시 지으신 그 미소의 속내와 의미를, 귀신은 아실려나? 하늘님이시라고 아실른지!!.. 더보기
그날의 기쁨, 그날의 함성 매 주일 마다 오후가 되면 습관처럼 집을 나서 용마산으로 가는 것은, 이곳에서 늘 기다려주는 드넓은 하늘과, 드넓은 하늘에 습관처럼 오가는 바람과 구름과 해와, 저 먼발치 가만두고 허물을 벗듯이 빠져나온 도심과, 소심한 나 사이의 미뤄둘 수 없는 교감 때문 인 것을, 오늘따라 유난히 매미 소리가 우렁차고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마저 유유자적하는 것은, 아~~ 지금으로부터 76년 전 그날의 기쁨 그때의 함성, 35년 동안 왜국 강점 통치로부터 해방의 기쁨, 76년 전 오늘 일제로부터 찾은 광복의 함성을 일깨우는 듯하고, 등산로를 따라서 여기저기 떨어져 흩어진 토실토실 알도토리가 이미 가을임을 확연히 입증하는 듯합니다. 2021년 8월 15일 (광복절) 더보기
정월 초사흘 설 연휴 끝 정월 초사흘, 청승스런 번개산행 공지에 다섯 친구를 채우지 못하고, 이 친구 김 친구를 끼워 맞추듯 요래 저래 흥정을 붙이다 계획취소 일보직전 우여곡절 끝, 정 대장 최후 결단에 피치 못해 동의를 한 후, 웬일로 자진해서 따라나서겠다던 아내를 재촉해 꼬리 달고, 용마산역.. 더보기
만열(滿悅) “구들장에 엑스레이 그만 찍고 아빠 따라서 산에나 갈텨?” 밖은 워낙 뜨거운 땡볕이라서 빈축 맞을 각오로, 은근슬쩍 던진 한마디에 전혀 뜻밖에 딸아이가 호응을 하며, 사위를 불러일으키고 아들까지 거실로 불러내 망설일 틈도 없이 동참을 이끌어낸다. 이거 웬걸!!?~ 이게 웬 떡!!?~ .. 더보기
입춘 얼얼한 한파가 용마산에 눌러앉고 저만치 한강 수면마저 온통 얼음판인데, 마치 예전부터 그 한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처럼 봄이 성큼 눈앞에 서있습니다. 동행한 이란 문형 날렵히 능선을 타고 잠잠했던 까마귀들도 장날을 맞은 듯 분잡한데, 어찌하여 내 숨소리만 죽을 듯이 가빠지.. 더보기
일상 찾기 추석명절 긴긴 연휴 끝, 아차산 몬당으로부터 일상을 찾는다. 오백칠십한돌의 한글날 그 유구함과 위대함이, 공휴일 연휴 속에 묻혀 허망이 그 빛을 잃어가고, 초록이 겨운 도심 산엔 이미 노을빛이 서렸다. 가을 설은 아차산에 하루해가 기울고 석양을 품은 나그네 설은 삶을 찾아서 간.. 더보기
석양 아차산 유적 발굴지 에서 중랑천과 한강 합류지점 석양 전경 아차산 능선에서 석양 전경 아차산 석양 아차산 전망대 석양 전경 아차산 석양 용마산 전경 용마산 에서 중랑천 전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