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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

어머니의 자리 과격한 첫눈의 빗발치는 융단폭격으로 서울 도심이 초토화되기 직전, 예정된 생업일정을 하는 수 없이 포기한 채 절친의 지원손길마저 사무실로 퇴각요청 후 한나절 반을 사무실서 소일하다 근우회 송년모임까지 불참을 감행, 실로 간만에 애마를 대동하고 김장 겸 고향을 향해 질주를 .. 더보기
빈 술병 돌아서 보면 허탈하고 묵어도묵어도 허기가지고, 나이를 묵는다고 배가 부르랴? 술을 묵는다고 인생이 취하랴? 오늘도 이미 하루가 죽어 어둠은 또 하루를 뭉텅 갉아먹고, 반주삼은 한두 잔 술은 이미 벌써 빈 술병인데~~, 2018년 11월 7일 더보기
내 애기새 시집가는 날 애기 새가 둥지를 차고나가 세상 속으로 날갯짓해가듯, 서른네 해 동안 품안은 딸이 내 둥지를 떠나 시집을 간다. 어깨를 들썩이며 훌쩍이는 아내를 다독여 뭉클한 내 가슴 가까스로 달래고,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애환의 순간들에 두근두근 뭉클뭉클 만감이 교차한다. 무엇을 위하자고 .. 더보기
겨울로 가는 가을 끝자리 휑한 허전함에 고개 들어 하늘을 봅니다. 가을은 예전처럼 또 저렇게 흔적을 지워 가구요~ 바다 속처럼 깊은 허공에 침묵과 허무만을 쌓아둔 채로, 사각거리는 신음 소리에 귀 기울여 주변을 봅니다. 소슬한 바람이 인기척을 할 때마다 나그네 발걸음이 스치고 갈 때마다, 읍소하듯~ 애원.. 더보기
만추 텅 빈 들녘, 홀로 죽은 허수아비처럼 가슴 멍멍한 서글픔이여!!~ 시월의 마지막 밤, 숙명의 바다를 건너야 될 가슴 시린 허무함이여!!~ 너의 아름다운 뒷모습에 내가 슬픈 계절이여!!~ 연연치 않은 그 초연함에 내가 서러운 가을이여!!~ 내가 건너다 빠져죽을 저 시퍼런 고독의 바다여!!~ 내.. 더보기
축제의 끝 탐스러웠던 결실의 기쁨도 닳아 올랐던 오색찬란함도, 눈부셨던 초록의 기억과 화려했던 연분홍의 추억도, 어쩌면 모두가, 이 찐한 허무와 고독과 혹독한 시련의 기다림을 위한, 갈망의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른다. 싸늘한 바람이 점령군처럼 다가와 황홀한 가을축제의 마지막 끝을 알리.. 더보기
단풍 가을이 술을 마셨는지 벌겋게 취해 산에 누웠다. 기쁜 듯 서러운 듯 흥겨운 듯 허무에 겨운 듯, 무슨 못 다한 미련 있기에 저토록 시뻘겋게 달아오르는가? 무슨 말 못할 사연 있기에 저토록 샛노란 상복차림을 하고? 내 가슴에 품었었던 붉고 고왔던 꿈이었든가? 내 안에 오롯이 간직한 가.. 더보기
연무 속 무상 연무가 점령한 도심 침묵 하며 쏴아~아~ 겨울이 정복한 산 숨죽여 사각~사각~ 운무 속에 빠진 태양 충혈 된 눈 꿈뻑꿈뻑!!~ 세월에 엮인 반백초로 허무에 퐁당 허우적허우적!!~ 2013년 12월 8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