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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암

마음의 여백 찾아 가는 길 저 조밀한 도심으로부터 기를쓰고 벗어나, 신록이 우거진 6월 중 11계단의 이 울창한 숲 그늘, 배낭을 벗어 가벼이 마음을 비워 가뿐히 하고, 저 멀리, 하늘 높이 유영하는 뭉게구름 따라서 한가로이 초록 터널을 지나 마음의 여백을 찾아갑니다. 용마폭포 절벽 난간 나리꽃 망울 잔뜩 부풀린, 밤꽃 냄새 음설스런 용마산 몬당을 사뿐히 넘어, 금계국 노랑미소 밝고 화사한 아차산 4보루를 가뿐사뿐 지나, 암반 경사지를 조심조심 내려와 대성암 돌계단에 합장하고 선 저만치, 대웅전 안이 훤히 보이는 한 곳에 진보라색 접시꽃이 요염한 미소를 띄우고, 수려한 몸매를 한껏 드러내 법당 안을 유린하듯 유혹의 눈길을 보냅니다. 부처님 눈가에 살포시 지으신 그 미소의 속내와 의미를, 귀신은 아실려나? 하늘님이시라고 아실른지!!.. 더보기
붉은 5월 빛나는 햇살 눈부신 신록 한줌 바람마저 숨이 멎는다. 마침내 그 열망에 불을 지피는 넝쿨장미의 붉은 열정, 진초록 옷자락 곱게 펼치며 그 날을 기억하듯 불꽃처럼 타오른다. 5월을 등지던 아카시아 꽃도 홀연히 가던 걸음을 멈추고, 초록빛 어우러진 햇볕 속으로 눈물 같은 꽃비를 흩뿌.. 더보기
아들이 가는 세상 턱 밑까지 차오른 숨이 목구녕에서 휘파람을 분다. 육신을 적신 땀방울이 가슴팍에 흥건하고 갈증을 면한 7월 녹음 더없이 짙고 푸른데, 녹아내릴 듯 이글대는 태양 한 여름을 벌겋게 달구고 반백년을 훨 넘어서 쉰다섯 굽이마저 반을 넘건만 늦었다는 듯 도심 속 매미 음 조율을 서두르.. 더보기
산은 나를 돌려보내고~ 꽃샘바람 산허리를 물러지게 들쑤셔도 옷깃자락 헤친가슴 봄기운이 완연하다. 연무서린 서울도심 꿈결인듯 쌔근쌔근 솔잎끝에 걸린꽃샘 애원하듯 쏴아쏴~ 용마산에 몸치대니 뭉친근육 뻑쩍지근 아차산행 걸음걸음 춤을추듯 가뿐가뿐 춘기서린 잎잎망울 터질듯이 부풀었고 가르마진 능선길엔 봄사.. 더보기
쉰네해 정초 명상 또 한해의 하얀 도화지 위에 붓질을 시작한다. 애써 당혹감을 뒤로하고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지난 어제 일에 아쉬움일랑 두지 말고, 다가올 내일 일에 집착 또한 하지말자. 다만 지금 현재 내가 서 있는 이 시간에 열정을 다 할 뿐!!~ 살아낸 쉰세 세월보다 더 뜨겁고 치열하게 살아 낼 남은 세월에 여한 .. 더보기
마지막 춤사위 저토록 아름다운 춤사위를 보았는가? 저토록 황홀한 고별의 몸짓을 보았는가? 인연의 끈을 놓으면서 저 초연함은 무엇이며 영혼을 떨쳐 보냄에 저 담담함은 무엇인가? 해님 달님 연모하며 연초록 꿈 틔워내고 폭풍우를 견뎌 내며 그 연을 이어냈을 것을 초록 물 지우고 노을 빛 품은 꺼칠한 육신으로 .. 더보기
땅거미진 대성암에서 모든것이 멈춰버린 듯한 미동도 없는 산중에 이따금씩 들리는 숨죽인 풀벌레 소리와 가뿐 숨 내뱉는 거친 내 숨소리만 끈적한 침묵속 정적을 깨우고 설익은 가을산에 인적을 남긴다. 녹아 내릴듯한 한여름 땡볕 아랑곳 않던 진초록닢 어느새 석양노을 붉고 곱게 묻어나고 산 그림자 선명한 경사진 산.. 더보기
석양 서녘 산 꼭대기에 까치발을 하고 서서 아차산 솔가지를 간신히 붙들고 기댄 채, 벌겋게 타오르는 홍염한 불꽃으로 중랑천 끝 수면을 핏 빛으로 물들이고, 아쉬운 듯 붉으락노르락 겨운 듯이 오르락내리락. 쉰두 해를 턱걸이 하듯 겨우겨우 살아내고 용마산을 헉헉대며 아차산을 터벅터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