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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움

삶의 장마 장마에 겨운 진초록 숲 빗물에 흥건하고, 나잇살에 겨운 노 나그네 땀으로 흥건하다. 끈질긴 병마에 만성이 된 도심 연무에 잠긴 채 죽은 듯 잠잠하고, 무딘 삶 인생사 난맥상에 뭉클한 설움 울컥 복받치건만, 그러거나 말거나 토실토실 개도토리 알알이 영글어가고, 그러거나 말거나 끈적한 바람은 거침없이 용마산을 넘는다. 2021년 7월 11일 더보기
이제 그만 입을 봉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극도의 불안과 불신감을 조장하고도 모자라서, 내 어머니 추모길 가로막고, 미련여한 깊고 높으실 사둔 노친님 이 세상 떠나시는 마지막 배웅 길마저 가로막아, 이 설움 이 원망을 키우게 하는가? 도심화단 외진 한 모퉁이 산수 꽃 만발하고 용마산 능선 .. 더보기
소슬바람 대 자연의 순환 속에는 한 치의 오차가 없다. 하늘 길 유랑하는 해와 달이 그러하고, 불쑥불쑥 산을 오가는 정처모를 바람이 우주의 규범 속에는 한 치의 예외가 없다. 내 어머니의 삶이 그러셨던 것처럼 나의 삶에도 또한, 억겁의 세월이 늘 습관처럼 그렇듯 한줄기 소슬바람이 용마산몬.. 더보기
가을 설움 흐릿한 하늘 소슬한 가을 산 작은 바람에도 소리 내어 우는 숲, 이름 모를 어느 가을 손님의 애절한 노랫가락은 차마 외면할 수 없는 가슴 싸늘한 서글픔이라. 한여름 폭염 속 끈적한 열대야 긴긴 터널로부터 겨우 빠져나와, 전장의 도심 치열한 격전지 어느 막다른 골목 끝, 내몰리고 떠밀.. 더보기
목마른 초록 숲 6월 한낮 빛나는 땡볕에 용마산 초록 숲 갈증이 깊습니다. 그나마 아직은 살가운 바람에 애원하듯 몸을 내맡겨둔 채, 한동안 아찔했던 방황의 끝에서 겨우 돌아온 이순의 나그네 휘몰아쳐간 바람 겨우 재우고 목마른 초록 숲 바위 난간에 누워 무심코 눈을 떠 앞을 보다 아~ 차라리 다시 .. 더보기
하늘 깊이 드리운 그늘 도심 인도 변 한 송이 민들레 님 향한 일편단심 애절한 그리움, 용마산 진입로 변 만개한 개복송 꽃 곱디~고왔던 님의 추억이라~. 절정을 경험한 연분홍 진달래 뚝뚝 떨구는 보랏빛 슬픈 사연, 용마산 몬당 흐드러진 산 벚꽃 꽃비 될 한치 앞 제 운명을 어찌 알랴? 하늘 깊이 드리운 그늘 눈.. 더보기
내 어머니의 바다 끝 모를 침묵의 바다에, 어제처럼 또 하루해가 기울고, 예전처럼 또 한 새해의 설은 설설설 저만치 갑니다. 빛과 어둠의 끝없는 교차 속에 착각과 망각의 강이 흐르고, 끊임없는 격랑과 고요의 반복은 애환과 회한의 바다가 됩니다. 빛은 삶을 부식시키고 어둠은 인생을 갉아먹고, 격랑의 .. 더보기
설워서 설 내 고향 본가 안마당 가득한 찬란한 새해 첫 햇살 품안아, 부푼 소망 희망찬 설렘으로 힘차게 출발한 새해 첫걸음, 화엄사 톨문을 빠져나오자마자 그새를 못 참고 뒤를 돌아본다. 누구나에게 고향은 으레 그런 곳일 테지만, 잘 가라 손 흔드시는 노모의 가녀린 모습은, 차라리 뒤돌아 숨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