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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한여름 늪에서 살아 돌아온 이 가을 이 아침 살갗에 와 닿는 바람 뼛속까지 상쾌하고, 맨발바닥에 닿는 대지의 감촉 속창까지 시원하다. 작금의 한여름 폭염이 그처럼 가혹하지 않았다면 올여름 열기가 그처럼 길고 모질지 않았다면, 초롱한 이 아침 이 기쁨 이 행복이 이처럼 크고 소중한 것임을 예전에 미쳐 몰랐을 것을, 누군가 행과 불행은 생각하기 나름 백지 한 장 틈 차라 하지 않든가? 가슴에 옹이 진 삶의 응어리 내면에 들붙은 온갖 설움 덩어리는 어쩌면, 내 자신을 굳건히 버티고 서게 한 악바리 근성과 나의 오늘을 여기까지 이끌고 온 어기찬 집념이 돼 주었으리라. 출근길 이 창연한 아침 이 아름다운 계절, 아낌없이 다 버리고 비우고 흔적 없이 다 지우고 보내리라. 애를 애를 태우다 이제 겨우 마주한 길 잖을 이 가을, 텅 빈 가슴 짓물러지도록.. 더보기
나의 오늘에 감사 발열하는 7월 태양 한여름 한낮 중천을 건너고, 불가마 속에서 막 뛰쳐나온 것처럼 온몸이 땀범벅인 채, 예순일곱 여울진 내 인생의 강도 이미 그 반을 훌쩍 건넜다. 그나마 잠시 살랑이는 바람 용케 낚아채 불끈 틀어잡고, 용마산 몬당에 두 발 꼿꼿이 찍어눌러 디딘 채 힘껏 양팔 벌려 양껏 껴안은 예쁜 하늘과, 복어 배처럼 잔뜩 부풀려 한껏 들이킨 이 한여름 열기와, 마음도 뜻도 생각도 사랑도 그리움도 아픔도 모두가 온전한 나의 것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고, 더할 수 없는 기쁨이 아닐 수 없기에, 비록 오래 전 청춘 지난 늙수그레한 연식일지라도 아직은, 이글거리는 한여름 태양 못지않은 열정의 내 오늘에 감사하고, 모자람 없는 오늘 부끄러움 없는 나의 삶에 아낌없는 사랑과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선물하자. 2.. 더보기
평범한 진리에 준할 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일각의 망서림 없이 마음 가는 대로, 배낭 하나 챙겨 훌쩍 어깨 메고 휙 집을 나서는 이 자유로움이 참 좋다. 아직 열기 가득한 부산한 도심 골목과 산 숲 정적을 깨며 숨어 우는 풀벌레 소리 또한 그러하고, 연무에 갇힌 도심 드넓은 하늘 높게 드리운 구름과 간간이 오가는 바람도 참 좋다. 가픈 숨소리와 앙가슴을 타고 주루룩 흐르다 겉옷을 적시는 땀방울의 감촉도 그러하고,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 올바른 사고와 냉철한 이성으로, 자연의 소리를 분간하는 감성과 세상의 선 악을 구별해 보는 눈과 기쁨과 슬픔의 눈물을 분별하는 온전한 오감의 예리한 작동은 얼마나 큰 축복이며, 누구에게나 공평히, 한 점 어긋남 없이 따박따박 오가는 시간과 세월은 또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가? 이젠, 버릴수록 .. 더보기
춘삼월 첫들목에서 완연한 봄으로 가는 춘삼월 첫들목에서, 이 봄을 누림할 수 있는 소중함을, 목숨 바쳐 물려주신 애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그 영령들의 넋에 보은하는 마음을 담아, 겨우내 움츠린 어깨 가슴 쫘악 펴고, 새 생명 새 열망 새 움 틔우는 설렘과 기쁨의 날 은혜와 감사의 초일(初日)이기를!!~ 2023년 삼일절 더보기
눈이 부시게 빛나는 날엔, 저렇게 고운 하늘이었던 것을!!~ 모처럼 만에 쨍한 기분으로 마음 한편에 좁다란 여백을 찾아 하늘을 올려다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음을, 가을을 전하여준 이 귀한 선물에 오롯이 감동하고 기뻐할 수 있음을, 무한 감사하고 행복해하자!!~ 2021년 9월 3일 눈이 부시게 빛나는 날엔, 더보기
때 잃은 백일홍 평범한 가을일상에서 짜릿한 행복을 꿈꿉니다. 결실의 기쁨과 거둠에 감사하며, 진초록 잎새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붉은 노을빛에 두근두근 설렘을 품어보기도, 허수아비가 망보던 밭두렁 논배미마다 처연한 공허감에 고독한 낭만을 담아보기도, 도심 외곽 전용차도변 잡초 무성한 녹지공간에 저 홀로 외로이 핀 때 잃은 백일홍처럼, 2020년 10월 14일 (하남시 춘궁동에서) 더보기
깊은 밤 청개구리 소리 우는지? 노래를 부르는지? 왁자지껄 요란함에 잠시 귀 기울여보니, 개구리 우는 소린지? 내 안에 서글픔 소린지? 모내기 돕겠다고 밤길 달려온 영혼이 어느새 원초적 감성을 회복하며, 숙연하고 애절한 울림으로 다가오는 깊은 밤 내 고향 청개구리소리, 꿈인지 생신지 모를 몽롱한 잠결에 울 엄니의 부르심인지? 내 어머니의 숨결이신지? 울 엄니 누워계시던 그 자리에 내가 누워서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웁니다. 5월 30일 (00:35) 고향집 동창을 밝힌 햇님이 모내기를 끝낸 논바닥 수면을 거울삼아 얼굴에 묻은 구름을 닦아내며 세안을 시작하니, 마을 앞 신작로에 경운기 트랙터가 활개를 치고, 내가 놀던 정든 시골길 웃동네 골목 끝까지, 안개 묻은 햇빛이 세월의 흔적을 헤집듯 달음질을 쳐가는데, 그 정든 이들은 다 .. 더보기
어머니의 팔순 어머님!!~ 아버님 감사합니다. 어머니의 팔순에 우리 온가족이 자축함과 함께 경하 드리면서, 또한 한편은 세월의 무상함에 못내 깊은 회한을 금치 못합니다. 우리 5남매에게 오늘을 있게 하신 당신의 그 큰 사랑과 높으신 은혜에 산수연을 맞아서 다시금 감사와 고마움을 가슴 깊이 새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