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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산

봄 산행 훌쩍한 배낭 챙겨 메고,흐릿한햇빛 속,물 오름이확연한도심을 등 업고,사뿐사뿐살망살망 봄 산행을떠납니다.도심 골목길막다른 끝으로부터봄 움트는 소리,용마산 숲 그늘명상의 자리알듯 모를 듯한산새 들 속삭임,수줍은 봄처녀낯가림을 배려함인지하얀 너울 속저 멀리살포시 드러난쪽빛 봄 하늘,한강 상류 뷰대성암 인근사색의 자리에이르기도 전,가시지 않은잇몸 시림도삐걱삐걱발목 결림도, 봄바람과 함께슬그미 사라진,어느새 설렘 한가득새록새록희망 움트는새틋한 봄입니다.2025년 3월 15일 더보기
세월의 강에 배 띄우며, 설 지난.용마산에물 오름이완연하고,희끗희끗잔설 밑엔겨울잠 깨는 소리확연하다.해묵은 그리움고향으로부터덜고신년 새해 아침첫 새해에기 충만하여,일곱 시간 내달려삶의 자리로기꺼이 돌아와,설 연휴 끝 날,용마산 전망대사색의 자리를 거쳐아차산 대성암 치유의 자리에 들어,또 한 삶의바다를 건널숙명의 선착장 앞에담대히 서,또 한 세월의 강에58년식배 띄우며,순풍이 불 때면돛 올려태양과 별과달 벗 삼고,격랑이휘몰아칠 때면바람과 파도와폭풍우와 눈보라를벗 삼아,또 한 세월에남은 열정 다하고또 한선물의 삶에온 정성과 사랑을 다 쏟으리라.2025년 음력정월 초이틀 더보기
6월이 열리는 날 한시 또 하루 거침없는 시간은 어느덧 금시 예순일곱 번을, 한여름 앞으로 습관처럼 끌어다 패댕이를 치듯 꿇어 앉힙니다. 파란 하늘에 담상담상 드리운 흰 뭉게구름 예쁘고 오가는 바람마저 곱고 부드러운 6월이 열리는 첫날, 내 안에 일그러진 또 다른 날 밖으로 불러내 북적 한 이발소에 머리 맡겨 깎이고, 다정히 손 잡고 홀가분히 도심을 벗어나 녹음 우거진 용마산으로 사부작사부작 올라갑니다. 어릴 적 청보리가 익어가는 덕진뜰 복송밭 뚝방길, 탱자나무 앞 흐드러진 찔룩꽃 향기로운 꽃길 따라 하늘하늘 춤추며 짝지어 가던 노랑나비 흰나비들처럼, 용마산 오름 한 계단 한 계단 어지러운 속내 비워내고, 아차산 내림 한 걸음 한 걸음 뒤틀린 그 속 달래고 나니, 아차산 2보루 일렁이는 금계국 물결 청보리가 익어가는 고향.. 더보기
마음의 여백 찾아 가는 길 저 조밀한 도심으로부터 기를쓰고 벗어나, 신록이 우거진 6월 중 11계단의 이 울창한 숲 그늘, 배낭을 벗어 가벼이 마음을 비워 가뿐히 하고, 저 멀리, 하늘 높이 유영하는 뭉게구름 따라서 한가로이 초록 터널을 지나 마음의 여백을 찾아갑니다. 용마폭포 절벽 난간 나리꽃 망울 잔뜩 부풀린, 밤꽃 냄새 음설스런 용마산 몬당을 사뿐히 넘어, 금계국 노랑미소 밝고 화사한 아차산 4보루를 가뿐사뿐 지나, 암반 경사지를 조심조심 내려와 대성암 돌계단에 합장하고 선 저만치, 대웅전 안이 훤히 보이는 한 곳에 진보라색 접시꽃이 요염한 미소를 띄우고, 수려한 몸매를 한껏 드러내 법당 안을 유린하듯 유혹의 눈길을 보냅니다. 부처님 눈가에 살포시 지으신 그 미소의 속내와 의미를, 귀신은 아실려나? 하늘님이시라고 아실른지!!.. 더보기
추석 달맞이 대명절 열기가 정점을 지나 한풀 꺾이려는 추석저녁 무렵, 간절함에 애달은 이처럼 그리움에 내쳐진사람처럼 급히 배낭을 챙겨 메고, 기대와 설렘 찬 정결한 마음으로 용마산 추석 달맞이를 나섭니다. 석양은 이미 뉘엿뉘엿 서녘 하늘에 붉은 노을을 머금고, 애절한 풀벌레 소리만 짙어가는 노을에 피 같은 설움을 토해 냅니다. 노을은 한동안 그렇게 내 속창 바닥까지 흥건히 붉게 적신 후에야, 추석달을 위한 배려인 것처럼 슬며시 어둠에 자리를 비워주고, 정작 오늘의 부푼 기대에 은혜로움으로 충만해야 할 동녘의 추석달은, 보일까 말까 흔적만을 유지한 채 좀처럼 전신을 드러내 주지 않습니다. 제아무리 구름이 달을 가린다고 달이 사라질리는 없을 터, 달의 본질을 기억하는 한 나의 보름달은 영원할 것이라~~, 짙은 구름 틈새.. 더보기
청춘의 가을 가을걷이가 시작된 고향 들녘 드문드문 일손 급한 농부님 추수 끝난 자리에서, 까까머리 어린 시절 어느 개구쟁이 녀석 땜통자국을 떠올리며 익살맞던 그 미소와 함께, 먼먼 어느 가을 이맘때 싹둑싹둑 벼를 베시며 허리를 연신 만지시던 울 어머니의 땀 냄새를 기억하고 돌아와, 용마산 바위능선 전망 좋은 등을 타고 앉아 소슬한 바람에 반팔소매 여미고, 가을 분장을 시작하는 망우산자락의 변장에 아득히 먼 어느 가을 차일봉에 타오르던 단풍불꽃을 떠올리며, 노고단 등반길 어느 길목 끝없이 펼쳐진 금빛 억새밭에서 가을을 누비던 청춘의 그 때를 추억합니다. 2021년 10월 11일(대체휴일) 더보기
마음의 쓰레기통 가슴에 꽉 찬 쓰레기통을 비우고자 집 나서 산으로 간다. 입추가 막 지난 도심 끈적한 열기 여전하고, 낮게 드리운 검은 비구름 속에서 내 가슴 속 화가 끓듯 우르릉 우르릉 천둥이 울어댄다. 불손하기 짝이 없는 바람이 행패를 부리듯 기고만장하여 이리저리 숲을 들쑤시자 목놓아 소리를 높이던 매미들마저 불안스레 울음을 뚝 그치고, 마침내 저 멀리 도심 한편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먹구름이 뭉텅이째 쏟아져 내리건만, 어찌하여 기고만장한 바람은 내 안의 쓰레기마저 거둬가지를 못하고? 천지를 개벽할 듯한 뇌성과 번개는 또 도심의 저 깊은 우환을 불태워 없애지 못하는가? 2021년 8월 8일 더보기
5월의 기억 저편 초록단장을 마친 용마산자락이 더없이 청청하고 싱그럽습니다. 늘 푸르고 푸르던 소나무의 기품이 꽃대를 곧추세워 품격을 드높이고, 겨우내 바스락대던 개도토리 참나무도 부드러운 초록 깃 세워 한껏 뽐을 냅니다. 초록 잎에 부서져 내리는 5월 태양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찬란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