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가 시작된
고향 들녘 드문드문
일손 급한 농부님
추수 끝난 자리에서,
까까머리 어린 시절
어느 개구쟁이 녀석
땜통자국을 떠올리며
익살맞던 그 미소와 함께,
먼먼 어느 가을 이맘때
싹둑싹둑 벼를 베시며
허리를 연신 만지시던
울 어머니의 땀 냄새를
기억하고 돌아와,
용마산 바위능선
전망 좋은 등을 타고 앉아
소슬한 바람에
반팔소매 여미고,
가을 분장을 시작하는
망우산자락의 변장에
아득히 먼 어느 가을
차일봉에 타오르던
단풍불꽃을 떠올리며,
노고단 등반길 어느 길목
끝없이 펼쳐진
금빛 억새밭에서
가을을 누비던 청춘의
그 때를 추억합니다.
2021년 10월 11일(대체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