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익은 가을
침묵의
용마산 능선에서
이 가을의
비장한 변화를
감지합니다,
이때를 기다려
화려했던 춘삼월을
미련에 두지
않았을 테고,
이 가을을 기다려
한여름 동안 내내
초록 꿈 하나만을
일편단심으로,
한여름 폭염 속에서
혹독한 갈증을
견뎌내며
모진 폭풍우 속에서도
유연함을 잃지
않았을 것을,
이젠 스스로
석양노을을
연모해버린 채
벌겋게 취해,
마지막 데려가 줄
한줌 바람과
찬 서리가 난무하는
동통의 날을 기다려,
화려한 비상을 꿈꾸며
그 때를 노심초사
헤아리고 있음을,
2021년 10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