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굴지리

팔봉산 등반 42년여를 해묵혀 둔 피땀 서린 팔봉산을 두 산벗님 동반하고 탐방 산행에 오른다. 굽이굽이 여울지다 팔봉산을 감싸고 휘돌아 나가는 홍천강을 배수진으로, 자연을 볼모로 한 앵벌이 사업소 (매표소)를 통과(10:20) (성인 1인 1,500원), 생소한 진입로지만 결코 낯설지만은 않은 등산로를 따라 좌측으로부터 제1봉을 경유 가슴 벅찬 진격을 시작한 지 채 반 시간도 지나지 않아, 송골송골 땀방울이 얼굴에 뒤범벅이 되고 굵은 땀방울이 가슴팍을 간지럽히며 앙가슴에 흥건히 흘러내리는 쾌감을 만끽하며 어느 먼 세월 건너편으로 시간 여행을 함께 떠난다. 혈기 충천한 팔팔한 젊음이 치솟는 파도처럼 용솟음치던 때, 국방 의무라는 올가미에 걸려 33개월 동안 청춘을 억압한 채 그 한계를 아슬아슬 오가며 힘겨운 몸부림 속.. 더보기
굴지리 어둠이 짙어갈수록 서글픔 또한 깊은 것은 이곳으로부터 시작된 고질병의 도짐 탓이리라. 설움에 눈물겹던 소쩍새의 울먹임과 초롱초롱 사연을 간직한 무수했던 별 무덤이, 봇물 넘친 물소리를 동반한 채 수 세월을 훌쩍 넘고 달려와, 낚싯대 드리운 검은 수면에 걷잡을 수 없는 파문을 일으키는, 달도 별도 없는 까만 밤을 뜬눈으로 하얗게 지새우고 먼 세월 속 긴 아픔을 못내 삭이지 못한 채, ************************** 내 속을 꿰뚫고 있는 형 꽁무닐 쫓아서 굴지리를 스쳐 지나며 구석구석을 더듬는다. 긴 밭고랑 빼곡히 조롱조롱 참깨꽃이 그 어느 한여름을 생생하게 기억케 하고, 담벼락 앞 다소곳이 정숙한 미소 접시꽃, 외진 저만치 꼰지발선 채 미소를 짓는 도라지꽃, 아득한 세월 저 먼발치 그때 그.. 더보기
가슴 시려 차마 지우지 못한 이름 도둑맞은 봄인데도 꽃은 곱고 빼앗긴 꽃 천지에도 봄날은 간다. 봄바람은 잠시를 못 참고 석촌호수 변 만개한 벚꽃잎에 간지럼을 태우며 꽃비를 흩뿌리고, 봄은 또 이렇게 습관처럼 세월 등살에 휘둘림을 당하면서도 한치도 빈틈없이 정해진 궤도 위를 그칠 줄 모르고 오고 갈 뿐, 오가는 봄 속에 생존하는 모든 것들은 반복의 변화를 거듭하는 동안, 삶과 인생사 또한 휘둘린 세월 앞에 그저 덧없고 한없이 무상하기만 한 것이라는 사실을 어렴풋하게 깨달을만한 나이, 환갑 진갑 고개를 훌쩍 다 넘어 이젠 엊그제 지난 일도 긴가민가한 고즈넉한 나이에 즈음,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를 정처 없는 방랑길 위에 홀연히 선 채, 코로나19에 뭉텅 빼앗긴 이 허망한 봄에도 예전의 그때처럼 애처로운 그 이름을 못내 지워버리.. 더보기
패랭이꽃 굴지리 화양강변 한적한 어느 비탈에 외로이 핀 패랭이꽃이 아름답다 못해 차라리 서글픈, 핑크빛 고운 미소 가을 햇살에 수줍은 듯, 가냘픈 몸 바람에 기댄 채 창백한 하늘에 얼굴을 붉힌다. 수줍어 얼굴 붉히던 곱살스런 그 모습처럼, 굽이져가는 화양강변 서글픈 내 추억을 아는 것처.. 더보기
굴지리 추억탐방 6월 5일 오후 초여름 땡볕에 열기 가득한 도심을 떠나 언젠가부터 벼르고 벼르던 추억의굴지리 에서 하룻밤 야유를 위해 세 사람이 몸 실은 재천형 승합차가 기세 좋게 6번도로를 질주한다. 교관님의 박학다식하신 말씀에 맞장구를 치기도 하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에 놀라운 표정을 짓기도 하며 즐겁.. 더보기
그 여인의 영혼이 내 영혼을 부를때면 내 나이 쉰 고개를 넘어 서면서 초가을녘 소슬바람 반소매 품 파고들듯 언제 부턴가 이따금씩 서글픈 그리움 써늘히 가슴 한켠을 파고 들때면 가만히 하던 일손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 본다. 마침내 정겨운 이름하나 기억해 내고 문자를 날리거나 전화를 걸면 기다리고 있었던것 처럼 달려오거나 달.. 더보기
그사람 1) 서슬 퍼렇던 삼청교육대가 엄연히 존재하던 그 역사의 한 모퉁이 에서 세월을 거슬러 1981년, 길고 긴 여름이 꺾일 줄 모르는 열기로 온 대지가 불덩이처럼 달아오른 한 여름 한 낮ㅡ 삼청교육이 행하여지고 있는 유격장 현장으로 부터 8~900여 미터 떨어진 유격장 초입ㅡ 아직도 기억에 .. 더보기
굴지리의 추억 26년여 세월이 켜켜이 흘렀건만 기억 저편에 바래지 않은 그립고 가슴설렌 추억! 다시 한번 찾아가 보리라 시간만 헤아리다 삶에 쫓겨 밀치고 미루며 마음에만 담고 살아온 꿈같은 아련한 추억!! 불안함과 두려움으로 가슴 서늘했던 삼청교육대 현장! 그 현장 한 모퉁이에 소설 처럼 엮인 인연! 피와 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