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리 화양강변
한적한 어느 비탈에
외로이 핀 패랭이꽃이
아름답다 못해
차라리 서글픈,
핑크빛 고운 미소
가을 햇살에 수줍은 듯,
가냘픈 몸 바람에 기댄 채
창백한 하늘에
얼굴을 붉힌다.
수줍어 얼굴 붉히던
곱살스런 그 모습처럼,
굽이져가는 화양강변
서글픈 내 추억을
아는 것처럼,
낚싯대 드리운 수면위로
시린 그리움 여울져가고,
수면에 비친 또 하나의 하늘엔
패랭이꽃 같은 고운 얼굴이,
새하얀 구름 속을
환영처럼 어른거리다
파문을 일으키며
가물가물 사라져간다.
2012년 9월 30일
굴지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