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겨울을
추스르려는 듯
용마산 등성이에
싸락눈을 흩뿌린다.
도심은 진무 속에
다시 겨울잠 속으로
빠져들고~~
모진 한파에 질린 가슴
몸서리를 쳐대며
겨울이 휘젓고 가는
가파른 산길에
어기적어기적
발자국을 남긴다.
순식간에 겨울산은
새하얀 드레스를 갈아입고
분가루를 뒤집어쓴
나무들 가랑이 사이로
가는 겨울을 환송하련 듯
순백 융단을 펼친다.
이 겨울을 등 떠밀고픈
단 한사람만을 배려함인지
인적과 흔적을 애초에 불허한
태초의 동산을 옮겨다 놓은 듯.
설화가 만발한 환송연에
첫 족적을 올리며
유난스레 혹독했던
또 한 겨울을 배웅하려니
새로운 맘 설레는 맘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은백 세상 길 끝 너머로
화사한 연분홍 빛
연무처럼 어리고
뽀드득 뽀드득 발자국 소리가
꽃피는 춘삼월을 향해 간다.
2013년 2월 3일
(입춘 하루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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