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천만겁 세월의 강
굽이진 인생 나루
오륙호선 돛단배에
춘삼월 돛이 오른다.
석양 빛 고운 수면
물결마저 유유하고
여울진 강 언저리
버들강아지 꿈 깨건만,
모질었던 겨울 한파
여직 산을 서성이고
서녘하늘 길 바쁜 해
어서 가자 재촉하네.
오던 길에 청춘 잃고
가는 뱃길 굽이굽인데
조각배처럼 가녀린 배
풍랑을 만난 듯 위태롭다.
겨우 내내 놀란 가슴
가까스로 추스르고
인생사 지친 영혼
겨우겨우 달래어서
달그락거리는 빈 가슴으로
길 바쁜 해 벗을 삼아
춘삼월 설렘 싣고
돛단배 저어가리.
2013년 3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