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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갈무리 어제와 다름 없는 일상의 연속 입니다만 어제 퇴근 때와 오늘 아침 출근 시 기온은 완연히 다릅니다. 선선함을 넘어 쌀쌀한 기운이 역력한 옷깃을 세우고 앞섶을 바짝 여며도 냉기가 가시지 않는, 계절은 아니 세월은 또 이렇게 58년 개띠 인생에 더 한겹의 가을 옷을 입히려나 봅니다. 부정과 거역을 허용치 않는 긍정과 순응 만이 삶과 인생의 순리를 따르는 것이기에, 출근길 지금도 예쁜 산수국의 풋풋함과 엊그제까지도 별 모양을 닮은 꽃댕강나무 꽃의 그윽한 향기와, 꽃길쉼터 한 켠에 잠시 한동안 화려히 출퇴근길을 설레게 했던 꽃무릇과 한여름 퇴근길 보랏빛 예쁜 맥문동꽃도 이제는, 58년 개띠 인생에서 또 한 번 잠시 머물고 간 한여름 고운 추억으로 예삐 갈무리하렵니다. 2022년 10월 7일(금) 더보기
수락에서 보물 찾아 가슴에 담다 설익은 가을 길목에서 본격적인 가을로 진입하는 10월 시작의 첫날, 지난 7월 아차산 산행 이후 긴 침묵으로부터 깨어나, 영구 아우의 산행 초대로 당고개역으로 가는 길, 도심을 벗어난 지하철 창밖엔 구름과 안개가 간간이 드리운 비좁은 틈새로 빛 내림과 함께 드러난 하늘은 굳이 다른 곳에 눈길을 돌리지 않더라도 확연할만큼 완연한 가을이다. 설렘과 기대 속 약속한 당고개역 1번 출구에서 반가이 상봉하여 (09:30) 마을버스(10번)를 타고 15분 여를 이동 청학리에서 하차, 차도를 건너서 작은 다리 하나를 지나 마당바위를 거쳐 사기막고개를 넘어 소리바위까지 가는 길, 앞서서 길을 찾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 기다리며 나의 동태를 살피고 몇 마디를 나누고는, 살며시 내 등 뒤로 돌아와 나를 앞세워 길.. 더보기
산벗(8) 백운대 산행 근우회 산 벗님 산행 나들 잇길 우이동 들머리가 들썩들썩하고, 반야봉을 접수했던 병출이친구 뒷태에 북한산 등산로가 비좁아 보인다. 인수암을 지나 백운산장을 거쳐 백운봉 암문에 이를 떄까지, 웅장한 자태와 수려한 용모로 눈길을 사로잡는 인수봉의 유혹에 앉으나 서나 붙박이처럼 시선이 꽂힌 채 외면치를 못하고, 태극기 휘날리며 하늘 높이 치솟은 오늘의 설정 고지 백운대의 위엄에, 교차 통과로 인한 기다림의 불편을 애써 감수하면서도, 안전대 와이어 줄에 겨우 의지한 채 등정의 의지만은 꺾을 줄 모른다. 마침내 열외 없이 아슬아슬 조심조심 줄지은 대열을 따라 정상에 족적을 올리고, 잠시 정상 정경을 조망할 겨를도 없이 대열에 떠밀려 정상을 빠져나와, 암벽등반 동호인들이 개미 떼처럼 들러붙은 인수봉을 마주하고 한적.. 더보기
도토리 풍년, 도토리 키 재기 오가는 출퇴근 오솔길 토실토실 알도토리가 마치 길목 구간구간 마다 흩뿌려 놓은 것처럼 즐비하여, 여간 조심해 걷지 않으면 미끄러져 낙상을 하거나 예고 없이 떨어지는 알 도토리에 여지없이 맞아 머리가 깨어질 위험이 다분할 정도로 씨알은 굵고 여물다. 도토리 키재기 라고는 했지만 그래도 큰 놈은 웬만한 밤톨만 한걸? 올해는 분명 도토리 풍년이 틀림없다. 주변 사방에서 투둑투둑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에 문득 아주 먼 옛날 도토리 키 재기하던 고만고만한 악동들과 도토리 나무가 즐비한 앞 동산을 뒷마당 텃밭처럼 여기고 사시던 판동이네와 창옥이네 두 할매들과의 팽팽한 신경전에서 두 할매분의 경계가 조금이라도 느슨한가 싶으면 여지없이 우르르 앞동산 도토리나무 숲으로 뛰어들어 알 도토리를 찾아 줍곤 하던, 그러다가도 금.. 더보기
가을 나그네 산허리를 휘젓는 거침없는 바람에 조금 전까지 후텁지근했던 도심 열기를 말끔히 털어냅니다. 창연한 햇빛이 가득한 도심 오밀조밀 예쁘고, 진초록 틈틈이 색 바랜 갈참나무 잎은 이미 가을 분장을 시작한 듯, 하늘도 보란 듯이 반쯤을 비우고 그 끝이 훤히 보일 듯 말듯한데, 늦더위에 내몰려 용마산에 내쳐진 노 나그네, 난마돌 블랙홀로부터 변방까지 떠밀려온 뽀송뽀송한 바람에 잠시 한시름을 잊고, 지난 이맘 때 어느 나그네가 그랬던 것처럼, 설익은 가을 길목에서 석양노을을 벗 삼고 가을 타는 나그네가 되어 방랑의 길을 떠납니다. 2022년 9월 18일 더보기
추석 달맞이 대명절 열기가 정점을 지나 한풀 꺾이려는 추석저녁 무렵, 간절함에 애달은 이처럼 그리움에 내쳐진사람처럼 급히 배낭을 챙겨 메고, 기대와 설렘 찬 정결한 마음으로 용마산 추석 달맞이를 나섭니다. 석양은 이미 뉘엿뉘엿 서녘 하늘에 붉은 노을을 머금고, 애절한 풀벌레 소리만 짙어가는 노을에 피 같은 설움을 토해 냅니다. 노을은 한동안 그렇게 내 속창 바닥까지 흥건히 붉게 적신 후에야, 추석달을 위한 배려인 것처럼 슬며시 어둠에 자리를 비워주고, 정작 오늘의 부푼 기대에 은혜로움으로 충만해야 할 동녘의 추석달은, 보일까 말까 흔적만을 유지한 채 좀처럼 전신을 드러내 주지 않습니다. 제아무리 구름이 달을 가린다고 달이 사라질리는 없을 터, 달의 본질을 기억하는 한 나의 보름달은 영원할 것이라~~, 짙은 구름 틈새.. 더보기
중추가절 모두가 함께 더불어, 보름달처럼 밝고 넉넉한 추석명절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더보기
태양의 슬픔 어쨌기에 이아침 귀뚜라미소리는 저리도 높은가? 어쩌자고 출근길 풀벌레소리는 또 이리 애닲고? 수마에 떠내려 가버린 태양의 슬픔을 아는가? 추수를 코앞에 둔 황금들녘 농군님들의 절망을 보았는가? 가을이 채 영글어 가기도 전, 나의 가을앓이가 도지려는 것인지!! 한여름 내내 달궈진 설움이 마침내 곪아터지려는 것인지!!~ 2022년 8월 31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