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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잔치 바삐 도심 골목길을 가다 잠시 한 곳에 눈길 머무는 순간 자석에 쇠구슬 끌리듯 도심 담장 속으로 또르르륵 빨려들어갑니다. 초록 넝쿨 가지가지마다 피어오른 불꽃은, 청춘과 열정에 불을 댕기려는 싱그러운 5월의 불꽃잔치인지? 초록과 정열이 한데 어우러진 청춘예찬을 위한 한마당 축제인가? 그때는 몰랐지만, 이처럼 짙푸른 진초록은 인생을 통틀어 가장 빛나고 역동적인 청춘의 빛이며, 저처럼 붉고 강렬한 불꽃은 삶 중 가장 뜨겁고 활기찬 열정의 순간이었던 것을, 이젠 아련히 먼 어느 세월 모퉁이에 부적처럼 묻어 둔 표식이 된 채, 석양길 서성이는 나그네의 설움을 그나마 지탱해주는 아련한 추억일 뿐, 2022년 5월 19일 더보기
아카시 꽃향기 골똘히 산길을 걷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바람결에 묻어 온 향기를 쫓아 지그시 눈 감은 채 코 끝에 촉을 세워 본능적 더듬이질을 합니다. 잠시 곧 후각세포 속에 기억 된 그윽한 향기 앞에서 마치 그립던 이를 마주한 것 것처럼 찡한 환희와 아늑한 설렘을 감추지 못합니다. 먼 세월 그 땐 향긋하고 달달한 꽃놀이 였던 것이 이맘때면 늘 목 마른 그리움으로 있다가, 언젠가부터는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지탱케 하는 한줄기 빛인 동아줄이자 명치끝이 저릿한 고향의 냄새라는 사실을 앎니다. 지금은 비록 아련한 기억 속 추억들만 뭉클한 흑백사진 처럼 색 바랜 타향같은 고향이지만, 더보기
안절부절 아카시꽃 향기 머무는 자리에 비 묻은 바람이 안절부절못합니다. 봄 언저리를 맴도는 노 나그네의 방황처럼, 안절부절못하는 비 묻은 바람에 불안을 감추지 못하는 찔레꽃처럼 요. 2022년 5월 13일 (아카시 꽃향기 머무는 자리에서) 더보기
아카시꽃 불기 2566년 이 땅에 석가님 오심으로 하여금 온 누리에 부처님의 은덕과 자비는 충만한가? 50년 동안 이어온 어버이날로 하여금 우리 가슴에 어버이의 은혜와 보은의 마음 또한 충만한지? 부처님 오신 날 어버이날까지 겹쳤으니 자비로운 세상 은혜로운 축복이 아닐 수 없건만, 아서라~ 오색연등마다 제각각 꼬리표를 매단 인간의 끝없는 저 욕망 덩어리들, 절 기둥이 휘청거리도록 주렁주렁 걸렸으니 속세에 빚쟁이가 된 부처 부도라도 나실까 염려스럽고, 어제는 내 어머니의 생신이었던 것을 가신지 5년 남짓에 불효의 기억마저 어느덧 가물가물, 물거품 사라지듯 영영 잊어질까 못내 부끄럽고 죄스러운데, 때맞춰 핀 아카시꽃 향기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태곳적 향수를 오롯이 간직한 채 무뎌진 말초혈관까지 펌프질을 해댑니다.. 더보기
아득히 먼 길 끝 봄처녀 살랑살랑 4월의 강을 건너고, 신록의 화신 뚜벅뚜벅 5월재를 넘어 오면, 도심 후미진 철제 담장에도 화려한 불꽃 타오르고, 설핏한 삶 언저리까지 아카시꽃 향기 향수 겨운 날, 노랑나비 흰나비 짝짝이 너울너울, 앞다퉈 숨박꼭질하며 예쁜 꽃길 떠날 적에, 옛 고향 사래 긴 청보리밭 물결 위, 아롱아롱 일렁이는 아지랑이 속, 가물가물 사라진 아득히 먼 길 끝으로, 물처럼 바람처럼 가뿐사푼 떠나려네. 2022년 4월의 강을 건너며, 더보기
4월의 강 두근두근 봄바람 봄 꽃잎 헹가래 치며, 살랑살랑 꽃 바람 4월의 강을 건너기 시작하면, 울렁울렁 소녀가슴 꽃비가 휘몰고 간 자리, 청초한 향기가 머물던 그 곳에 라일락꽃 향기가 짙어갈 때면, 이 봄도 어지간하게 깊었음을~, 청춘이 머물다 간 금춘의 가슴에도 이미 또한 봄은 깊다. 2022년 4월 17일 (라일락꽃 향기 그윽한 날) 더보기
꽃비 봄 처녀 새 풀 옷 입고 제 오시는 도심 골목길, 단골 손 꽃나비 채비도 전인데 봄바람 헛손질에 꽃비가 내리고, 진달래 피고 새가 우는 연분홍 꽃천지 용마산 숲길, 봄바람 꽃바람 잠시 머물 틈 없이 길 바쁜 진달래꽃 산 몬당을 넘는다. 한자락 일장춘몽 깰까말까 하건만, 어느 아득한 땔나무를 베 나르던 시절, 성삼재 넘어 쐐때기 밭에서 쐐 나뭇동을 질 때처럼 숨은 턱턱 막히고 걸음은 천근만근 무겁다. 2024년 4월 10일 더보기
기적을 심는다는 것 언젠가부터,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탈락한 바람에 깜빡 잊고, 하루가 지난 오늘에서야 부랴부랴 종이컵을 일군 후, 파종 및 식재 완료!!~ 식목일엔 부지깽이도 꽂아만 두면 새순이 돋는다 하였거늘, 정성을 다하여 물 주고 관리 들어가면 설마하니 싹인들 안 나올 리 없겠지만, 과연 모래알이 먼저 일지? 성냥개비가 먼저일까? 이거이 큰 문제 로고!!? 2022년 식목일 이튿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