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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 깨복쟁이 친구!!~ 까마득히 멀고 먼 옛날, 다후다 빤쓰에 난닝구 한벌이면 외출복은 물론 잠옷, 교복, 수영복, 일상복까지 만사 거리낌 없이 그저 빛나고 폼나던 시절, 양은 주전자에 술 심부름, 새미꼴 짜구새미서 물 심부름을 하면서도 한 손엔 대나무작대기에 고난도 기술을 응용 오두발털털 입 엔진소리를 내며 달리곤 했던 시절, 이른 봄이면 냉이꽃 노란 복송밭 길에 용복이성 집 복송꽃은 또 얼마나 이삐고 고왔든지!!? 그 풋복송 하나 주어먹을 욕심에 신침만 꼴딱거리며 탱자나무 앞을 고추잠자리 맴돌 듯 했던, 맹순이네 살굿집 살구나무엔 또 얼매나 땟국물 질퍽한 껌정 고무신을 던져댔으며? 시커먼 흙탕 깨굴창 물에서 용케 살구라도 한 개 건져든 날이면 얼마나 흐뭇하고 재수 쨍한 날였든가? 지금 생각하믄 참 가난에 찌들고 설움 많은 .. 더보기
팔봉산 등반 42년여를 해묵혀 둔 피땀 서린 팔봉산을 두 산벗님 동반하고 탐방 산행에 오른다. 굽이굽이 여울지다 팔봉산을 감싸고 휘돌아 나가는 홍천강을 배수진으로, 자연을 볼모로 한 앵벌이 사업소 (매표소)를 통과(10:20) (성인 1인 1,500원), 생소한 진입로지만 결코 낯설지만은 않은 등산로를 따라 좌측으로부터 제1봉을 경유 가슴 벅찬 진격을 시작한 지 채 반 시간도 지나지 않아, 송골송골 땀방울이 얼굴에 뒤범벅이 되고 굵은 땀방울이 가슴팍을 간지럽히며 앙가슴에 흥건히 흘러내리는 쾌감을 만끽하며 어느 먼 세월 건너편으로 시간 여행을 함께 떠난다. 혈기 충천한 팔팔한 젊음이 치솟는 파도처럼 용솟음치던 때, 국방 의무라는 올가미에 걸려 33개월 동안 청춘을 억압한 채 그 한계를 아슬아슬 오가며 힘겨운 몸부림 속.. 더보기
하뿌지 이 세상과 인연한 지 19개월 16일!!~ 엄마 아빠를 겨우 읽힌 녀석이~ 곧이어 하뿌지를 그 입에 담았다. 하뿌지~ 하뿌지를 또렷이 부르는 이 곰살스러운 귀요미 녀석이, 금세 이만치 훌쩍 자라 귀가 뚫려서 말귀를 알아듣고, 앙증스럽게 손발을 꼬물꼬물 제 몸에 바지를 용케 끼워 넣는다. 옹알쫑알 혀 굴림은 이내 곧 말문이 트일 테고, 아장아장 걷는 걸음은 곧 산이라도 따라 나서리라~ 하뿌지!!~ 하뿌지를 부를 때면 무심스러운 이 할배라도 감격지 않을 재간이 없고, 팔 벌린 품으로 쏘옥 달려들 때면 고지식한 할배의 아성이 한꺼번에 허물어져 내린다. 이 세상에 특별한 또 하나의 인연은 나날이 새록새록 무한 감사이며~, 이 녀석 무럭무럭 커가는 모습은 이 하뿌지가 강건해야 될 또 하나의 이유이자 의무일 것이라.. 더보기
산수국 이 아침을 설레게 하는 신비로운 산수국처럼, 하루를 시작하는 사색의 길에서 당신을 기억함이 마냥 설렙니다. 해 묵은 심장주머니는 혈압을 높여 펌프질을 해대고, 얽히고 조각진 생각들은 생생한 모습으로 되살아납니다. 적잖은 연식에, 누군가를 생각만으로 뜨거운 혈기가 솟고, 누군가의 기억 만으로 벅찬 설렘이 인다는 것은, 이 세상을 지탱하게 하는 행운의 부적이며, 내 삶을 영속하게 하는 기쁨이자 축복입니다. 2022년 6월 15일 더보기
밤꽃 냄새 초록이 무성한 음침한 산 오솔길 은근슬쩍 몰래 핀 밤꽃 냄새가 질퍽하다. 이름 모를 온갖 잡새들 지리다는 듯이 쑥덕질이고, 목소리 걸걸한 까치 연놈은 대놓고 날 희롱질하네. 2022년 6월 8일 더보기
하루 또 하루 억겁이 내림하는 하루 또 하루는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영속입니다. 나날을 새로히 또 다른 특별함으로 기억하고자 함은 나 혼자만의 습성과 욕망 만은 아닐 터, 나에게 아니 우리에게 공평히 허용된 하루 또 하루는, 하늘님께서도 기꺼이 허락하신 축복과 기쁨일 것이며, 나 만의 소망을 꿈꿀 수 있는 또 다른 내일은 신께서도 어쩌지 못하실 우리들만의 선물이며 감사입니다. 2022년 6월 4일 새벽길 달리며~ 더보기
5월의 신록 화려하지 않아도 눈부시게 아름답고 향기롭지 않아도 꽃처럼 빛나는, 찬란한 햇빛에 흥건한 초록빛은 5월을 추억하려는 신록의 무지갭니다. 어느 먼 옛날, 존재감 만으로도 꽃처럼 아름답고 꿈 하나 만으로도 별처럼 빛났던 청춘의 푸른 날개를 단 파랑새의 날갯짓처럼, 아득히 먼 세월의 뒤안길 젊음이 메아리치던 인생 꽃길에 잠시 떳다 사라진 초록 무지갯빛의 선명한 흔적처럼. 2022년 5월 28일 더보기
만호형의 귀천 전생에서 무슨 큰 잘못을 했었기에 태어나 모정을 느낄 겨를도 없이 어머니를 여의고, 이 마을 저 동네로 전전긍긍하며 아비 등에 업혀 젓 동양으로 명줄을 이은 기구한 팔짜를 타고나, 이 세상 온갖 고생 맨몸으로 감당하면서도 조금도 주늑들지 않고 굴하지 않으며, 잡초처럼 꿋꿋이 자신의 삶을 서울 한 도심에 당당히 뿌리 내린 강인한 형께서, 고작 한 달여 투병생활을 견뎌내지 못하고 그렇게 허망히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었던지, 구천 가는 길 잠시 멈추고 어디 말이나 함 들어보고 싶소 만, 이젠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길을 홀연히 떠났기에 그럴 수 조차 없음이 더 허망하고 가슴이 미어질 뿐, 매번 통화 때면 바쁘다~ 일 한다~를 입버릇처럼 달고 사시던 형이, 그저 밤낮없이 일에 미쳐 죽을 둥 살 둥 하던 형이, 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