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똘히
산길을 걷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바람결에 묻어 온
향기를 쫓아
지그시 눈 감은 채
코 끝에 촉을 세워
본능적
더듬이질을 합니다.
잠시 곧
후각세포 속에
기억 된
그윽한 향기 앞에서
마치
그립던 이를
마주한 것 것처럼
찡한 환희와
아늑한 설렘을
감추지 못합니다.
먼 세월 그 땐
향긋하고 달달한
꽃놀이 였던 것이
이맘때면 늘
목 마른
그리움으로 있다가,
언젠가부터는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지탱케 하는
한줄기 빛인
동아줄이자
명치끝이 저릿한
고향의 냄새라는
사실을 앎니다.
지금은 비록
아련한 기억 속
추억들만 뭉클한
흑백사진 처럼
색 바랜 타향같은
고향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