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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게 전하고픈 것 싸늘하고 거센 기운이 성난 바람을 앞세우고, 단풍 설은 가을 산을 사정없이 몰아붙인다. 나무 끝을 떠나온 낙엽들은 미처 자유를 깨닫지 못한 채, 거친 바람에 몸을 못가누고 황망히 산속을 나뒹굴고, 간신히 매달린 잎새들은 행여나 떨어질세라, 기를 쓰고 매달려 애원하듯 가지 끝을 .. 더보기
단풍 가을이 술을 마셨는지 벌겋게 취해 산에 누웠다. 기쁜 듯 서러운 듯 흥겨운 듯 허무에 겨운 듯, 무슨 못 다한 미련 있기에 저토록 시뻘겋게 달아오르는가? 무슨 말 못할 사연 있기에 저토록 샛노란 상복차림을 하고? 내 가슴에 품었었던 붉고 고왔던 꿈이었든가? 내 안에 오롯이 간직한 가.. 더보기
취중 용마산은 이미 가을에 취해있고, 난 한 모금 생수에 그 취기를 달랩니다. 용마산은 취중에도 곱고 의연키만 한데 난 취중에 가을을 안주 삼고 세월 탓, 세상 탓 삶 탓을 합니다. 2014년 10월 19일 더보기
가을 산의 침묵 산엔, 또 다른 변신을 위한 침묵의 시간이 흐릅니다. 깊은 정적 속에, 능선은 이미 초록 위에 주홍색 물감을 덧칠 중이고, 석양을 간직한 고운 하늘엔 옅은 구름 막이 쳐져있습니다. 시간마저 정지된 듯 바람마저도 흔적이 없고, 숨소리마저 기에 눌린 듯 가슴 안에 갇혀 골골거립니다. 그.. 더보기
석양이 노을 두고 간 자리 쏟아지는 찬란한 햇빛 속에, 소슬함이 묻어있다. 석양은 노을을 실어 가을을 퍼 나르고, 바람은 가을을 실어 세월을 퍼 나른다. 내 안에 부는 바람은 가을인가 세월인가? 내 마음을 흔드는 것은 바람인지 가을인지? 석양이 노을 두고 간 자리 바람이 가고, 바람이 가을을 남기고간 자리에 .. 더보기
추석을 보내며- 한여름에도 소리하기를 주저하던 매미가 울분을 토하듯 곡을 해댑니다. 초록 열기 멈춰진 용마산마루에 풀벌레 소리 애닲고, 서울에 고삐매인 추석연휴는 괜스레 서러움만 커갑니다. 이미 용마산몬당엔 고운 석양노을 빛 묻어 내리고, 휑한 초로 객 머리위엔 진서리가 내린지 오래전.. 더보기
들풀처럼!!~ 곱고 화려함을 탐하지 아니하고, 기억하고 눈여겨보는 이 단 한 사람 없어도, 언제나 그 자리 변함없는 강인함으로 질기디 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이름 없는 들풀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없는 듯 있는 듯, 이 한세상 저와 같이 살고지고!! 살고지고!!~ 더보기
가을로 가는 길목 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 위에 가는 세월에 덜미를 잡힌 채, 바동대며 붙들려가는 그대 모습을 보시는가? 아직도 못 다한 미련 붙잡고 고집을 피우며 욕심을 부리신가? 핏발 선 두 눈 부릅뜨고 원망을 품지는 않으셨는가? 흥에 겨워 즐거운 듯 유행가라도 흥얼대는가? 체념하듯 덜미를 맡기고 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