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엔,
또 다른 변신을 위한
침묵의 시간이 흐릅니다.
깊은 정적 속에,
능선은 이미 초록 위에
주홍색 물감을 덧칠 중이고,
석양을 간직한 고운 하늘엔
옅은 구름 막이 쳐져있습니다.
시간마저 정지된 듯
바람마저도 흔적이 없고,
숨소리마저 기에 눌린 듯
가슴 안에 갇혀 골골거립니다.
그러나 이내 곧
저 하늘에 구름막이 걷히고 나면,
긎 없이 깊은 저 하늘 끝엔
서럽도록 새파란 기운이
눈물처럼 번져 가고,
침묵하는 바람은
무심한 세월 앞세워
산모퉁이를 바삐 휘젓고 가며
이 산 저 능선에 불꽃을 피우겠지요?
외면치 못할 삶에 쫓기고 휘둘려
하얗게 질린 초로 객이야,
가슴에 불덩이가
타들어가든지 말든지,
서러운 눈물 뚝뚝 떨구며,
피치 못할 세월등살에
뜯겨 죽든지 말든지~~~~
2014년 10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