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술을 마셨는지
벌겋게 취해 산에 누웠다.
기쁜 듯 서러운 듯
흥겨운 듯 허무에 겨운 듯,
무슨 못 다한 미련 있기에
저토록 시뻘겋게 달아오르는가?
무슨 말 못할 사연 있기에
저토록 샛노란 상복차림을 하고?
내 가슴에 품었었던
붉고 고왔던 꿈이었든가?
내 안에 오롯이 간직한
가슴 시린 그리움이었든가?
대 자연의 순리를 따라
긎 없는 세월에 부식되어가는,
고운 한 때 기억 저편에
붉은 노을이 내려앉았는가?
또 다른 내세에 인연을 허락할
바람을 불러와 자유를 얻고픈,
머나먼 방랑과 기다림을 위한
허무한 고별의 화려한 축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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