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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단풍

 

 

 

 

 

 

가을이 술을 마셨는지

벌겋게 취해 산에 누웠다.

기쁜 듯 서러운 듯

흥겨운 듯 허무에 겨운 듯,

 

무슨 못 다한 미련 있기에

저토록 시뻘겋게 달아오르는가?

무슨 말 못할 사연 있기에

저토록 샛노란 상복차림을 하고?

 

내 가슴에 품었었던

붉고 고왔던 꿈이었든가?

내 안에 오롯이 간직한

가슴 시린 그리움이었든가?

 

대 자연의 순리를 따라

긎 없는 세월에 부식되어가는,

고운 한 때 기억 저편에

붉은 노을이 내려앉았는가?

 

또 다른 내세에 인연을 허락할

바람을 불러와 자유를 얻고픈,

머나먼 방랑과 기다림을 위한

허무한 고별의 화려한 축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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