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빛바랜 추억 석양빛바랜 갈색 무성한 플라타너스 가로수 잎이, 밤새내린 된서리에 하얗게 분칠을 하고 장삼자락을 휘날리듯 짜릿한 활공을 끝으로, 홀연히 바람과 함께 도심 보도블록과 인도경계석을 넘어, 아스팔트 차도 위를 맥없이 나뒹굴고 가차 없이 휩쓸리며 정처 없는 방황을 시작하면, 아~ .. 더보기 마지막 활공 한줄기 빛과 바람과 빗물을 딛고 나와, 모진 폭염과 광란의 비바람을 견디며 지켜낸, 질기디 질긴 연으로부터 벗어나 마지막 활공을 시작한다. 얼마나 가슴시린 아름다움이냐? 얼마나 처연한 춤사위더냐? 참으로 초연한 비움이고 참으로 의연한 이별이며 참으로 숭고한 자유가 아니랴? .. 더보기 가을 막다른 골목 끝에서 이 가을의 막다른 골목 끝에 또 한 겹의 세월이 은근슬쩍 눌러앉습니다. 예정된 시간표처럼 억겁의 세월에 또 한 겹의 흔적이 포개어지는 것이며, 예순둘의 삶에 또 한 해의 묵직한 인생의 무게가 더해지는 것입니다. 이 가을의 막다른 골목 끝에서 뜨거운 그리움 하나 가슴에든 게 없다.. 더보기 11월의 첫날밤 시간 참 바삐 갑니다. 지난 흘려보낸 시간을 만회라도 해 보련 듯 마음을 다그쳐보지만, 의지와는 달리 오늘도 어제처럼 그렇게 또 흘러갔습니다. 11월이 열리는 첫 날, 그 속도감이 확연히 절박감을 더합니다. 혹시 이러다, 맘껏 사랑해보지도 못하고 힘껏 용 써보지도 못한 채, 남은 시간.. 더보기 새장 도심 뒤꼍 후미진 구석에도 여지없는 가을입니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시푸른 하늘, 초록이 겨워서 꼭지가 붉어진 산, 깊어가는 가을천지 알알이 결실의 기쁨이고 이따금씩 스치는 바람에 가을축제소리 흥겨운데, 여직껏 아차산 새장 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꽁꽁 갇힌 채, 창살 넘어 가.. 더보기 소슬바람 대 자연의 순환 속에는 한 치의 오차가 없다. 하늘 길 유랑하는 해와 달이 그러하고, 불쑥불쑥 산을 오가는 정처모를 바람이 우주의 규범 속에는 한 치의 예외가 없다. 내 어머니의 삶이 그러셨던 것처럼 나의 삶에도 또한, 억겁의 세월이 늘 습관처럼 그렇듯 한줄기 소슬바람이 용마산몬.. 더보기 가을 하늘 집을 나서 도심을 떠나 산으로 가는 오후, 빛나는 가을햇살에 눈이 부시고 창연한 하늘빛에 바람마저 곱습니다. 도심 가로수 은행나무 밑엔 이미 가을 지린 냄새가 질펀 하구요~, 그 가까운 바로 옆 인도 변 홀로 핀 한 송이 꽃 저와는 무관타는 듯 정색을 하며 손사래를 칩니다. 도둑이 제.. 더보기 미친넘 17호 태풍 타파가 길길이 날뛰는 위험천만 판국에, 이미 지난 번 집중폭우 일기예보로 취소된 바가 있던 소금산 출렁다리를 기어코 다시 가보자는 산벗님 일부 의견에 따라, 식전 댓바람부터 심상찮은 비가 들이치는 골목길을 나서 버스를 기다리고 선 이 넘이 미친 넘. 서울역에서부터 .. 더보기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 10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