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기 빛과
바람과
빗물을 딛고 나와,
모진 폭염과
광란의 비바람을
견디며 지켜낸,
질기디 질긴
연으로부터 벗어나
마지막 활공을 시작한다.
얼마나 가슴시린
아름다움이냐?
얼마나 처연한
춤사위더냐?
참으로 초연한
비움이고
참으로 의연한
이별이며
참으로 숭고한
자유가 아니랴?
언젠가
내게 정해진
나의 이별도
더도 덜도 말고
딱 저와만 같았으면,
2019년 11월 10일
아차산 대성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