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빛바랜
갈색 무성한
플라타너스 가로수 잎이,
밤새내린 된서리에
하얗게 분칠을 하고
장삼자락을 휘날리듯
짜릿한 활공을 끝으로,
홀연히
바람과 함께
도심 보도블록과
인도경계석을 넘어,
아스팔트 차도 위를
맥없이 나뒹굴고
가차 없이 휩쓸리며
정처 없는
방황을 시작하면,
아~
이 가을은
끝이며,
이 때면 이미
가을은 가고 없습니다.
어제 보았던,
그 하늘과
석양노을,
그 단풍과
바람과 낙엽,
그리고
그 결실과
허무와 설움은,
이제
현재의 것은 아니며
벌써 시간 지나버린
빛바랜 고운
추억이어야만 합니다.
2019년 11월 22일(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