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의
막다른 골목 끝에
또 한 겹의 세월이
은근슬쩍 눌러앉습니다.
예정된
시간표처럼
억겁의 세월에
또 한 겹의 흔적이
포개어지는 것이며,
예순둘의 삶에
또 한 해의 묵직한
인생의 무게가
더해지는 것입니다.
이 가을의
막다른 골목 끝에서
뜨거운 그리움 하나
가슴에든 게 없다면
이 가을에 대한
정중한 예의는
아닐 것이며,
이 가을의 끝에서
뭉클한 서글픔 하나
가슴에 품은 게 없다면
나의 예순둘 삶에 대한
진정한 연민은
정녕 아닐 테지요?
2019년 11월 10일
가을 막다른 골목 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