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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 오늘 만난 말복이(?)까지 보내고 나면 이내 곧 가을 점령군이 들이닥칠 테지요? 그들이 벌이는 축제에 은근 기대를 하면서도 또 한편은 울컥 설움을 삼키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마주하는 가을에 설렘을 품게 하는 이 한여름의 끝, 애써 견디고 버틴 지난 날들을 고운 추억 삼아 오늘은 다소 좀 너그럽고 여유로운 빛나는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2021년 8월 10일(말복) 더보기
마음의 쓰레기통 가슴에 꽉 찬 쓰레기통을 비우고자 집 나서 산으로 간다. 입추가 막 지난 도심 끈적한 열기 여전하고, 낮게 드리운 검은 비구름 속에서 내 가슴 속 화가 끓듯 우르릉 우르릉 천둥이 울어댄다. 불손하기 짝이 없는 바람이 행패를 부리듯 기고만장하여 이리저리 숲을 들쑤시자 목놓아 소리를 높이던 매미들마저 불안스레 울음을 뚝 그치고, 마침내 저 멀리 도심 한편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먹구름이 뭉텅이째 쏟아져 내리건만, 어찌하여 기고만장한 바람은 내 안의 쓰레기마저 거둬가지를 못하고? 천지를 개벽할 듯한 뇌성과 번개는 또 도심의 저 깊은 우환을 불태워 없애지 못하는가? 2021년 8월 8일 더보기
양자물리학(영화) 더보기
입추(立秋) 제아무리 한여름 태양이 몸서리치도록 모질다 해도, 더보기
인생은 나그네처럼 더보기
한여름 정점 불을 내뿜던 한여름 태양도 마침내 제풀에 겨웠는지, 묵직한 회색 구름 끌어다 뒤집어쓴 채 비지땀을 쏟아냅니다. 여름 소리꾼 이때다 싶은 듯 목청껏 소리높여 하소연을 쏟아내고, 한여름 춤꾼 단골 초대손님 소리꾼 장단에 방방 뜹니다. 후터분한 열기 피해 산으로 든 나그네 이맘때면 줄곧 그러한 것처럼, 이 여름도 적잖이 깊었음을 몸으로 기억합니다. 여름 단골손님 기세등등할수록 한여름도 깊고, 한여름이 깊은 만큼 용마산 초록도 웬만큼 짙었으되, 초록 짙은 용마산 능선이 수평선처럼 하늘에 맞닿으면, 이내 곧 소슬바람에 풀벌레 소리가 귓전을 울릴 테니, 2021년 8월 1일 (한여름 정점에서) 더보기
웃음 이 세상은 이처럼 혼자서도, 잼있고 신나는 일이 많았던 것을, 세월은 이처럼 하루 또 하루, 웃음으로부터 점점 더 멀리 낯선 곳으로 데려와, 다문 입 굳은 표정 주름만 깊은 채, 제 한 몸 가누기조차 버겁게 하는가!!? 2021년 7월 29일 더보기
굴지리 어둠이 짙어갈수록 서글픔 또한 깊은 것은 이곳으로부터 시작된 고질병의 도짐 탓이리라. 설움에 눈물겹던 소쩍새의 울먹임과 초롱초롱 사연을 간직한 무수했던 별 무덤이, 봇물 넘친 물소리를 동반한 채 수 세월을 훌쩍 넘고 달려와, 낚싯대 드리운 검은 수면에 걷잡을 수 없는 파문을 일으키는, 달도 별도 없는 까만 밤을 뜬눈으로 하얗게 지새우고 먼 세월 속 긴 아픔을 못내 삭이지 못한 채, ************************** 내 속을 꿰뚫고 있는 형 꽁무닐 쫓아서 굴지리를 스쳐 지나며 구석구석을 더듬는다. 긴 밭고랑 빼곡히 조롱조롱 참깨꽃이 그 어느 한여름을 생생하게 기억케 하고, 담벼락 앞 다소곳이 정숙한 미소 접시꽃, 외진 저만치 꼰지발선 채 미소를 짓는 도라지꽃, 아득한 세월 저 먼발치 그때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