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출근길 이른 아침 출근길, 인도 변에 어지러이 흩어진 플라타너스 낙엽의 처연한 모습에서 무한세월 긴긴 터널 속으로부터 또 한 해의 마지막 종착역에 이르러 있음을 습관처럼 깨닫습니다. 삶이라는 여정의 멀고 긴 철로 위 석양노을 짙어가는 인생 종착역 가까운 또 한 간이역 앞에, 바쁜 걸음을 재촉하며 헛헛함을 감추지 못하는 나그네의 가슴에 또 한 겹의 시린 회한을 담습니다. 2021년 12월 1일 (출근길에서) 더보기 바람과 바람개비 바람을 외면한 채 바람개비가 될 수 없듯이, 사랑을 외면한 채 인간이 사람일 수 없을 것. 2021년 11월 27일 (묵호등대에서) 더보기 착각 25년여를 한결같이, 주일마다 예배당에 하나님 찬양 가듯이, 일요일이면 습관처럼 가뿐 사뿐 오가는 내 집 안마당 같은 용마산인 것을, 오늘따라 왜 이렇게 숨은 가프고 걸음은 무거운지? 턱 밑까지 차오르는 숨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응당히, 나이 탓 세월 탓이리라 위로 아닌 위로를 삼아볼 제, 이 무슨 궤변이며 이 무슨 장난인지? 세월을 놓쳤는지? 정신 줄을 놓친 건지? 사각거리는 갈참나무 잎 사이로 진분홍 진달래꽃이 실성한 듯 실실 웃고, 앙상한 덤불 속 진노랑 개나리꽃이 달밤 별무리처럼 반짝거린다. 입동이 지나고 소설이 코앞인데 이 벌건 백주 대낮에, 실성한 봄꽃들이 시절을 망각한 채 날 조롱하는 것인지? 세월을 놓친 금춘의 나그네가 석양노을도 지기 전에 정신 줄을 놔버린 것인지!!? 2021년 11월.. 더보기 핏빛 가을추억 선혈이 낭자한 가을 끝에서 심장이 털려나가는 처연함과, 초연함과~ 맨가슴 얼얼했던 희열을 추억합니다. 벗이여~ 님이시여!!~ 그대의 지난 가을도 또한, 더도 덜도 말고 딱 이러하였기를!!~ 2021년 11월 17일 더보기 산 초상 친구여~ 님이시여~ 우린 죽어서 말고 살아생전에, 환갑잔치를 벌이는 것처럼 장례식을 미리서 함께 치뤄둠이 어떨까 싶소만? 서로 마지막처럼 한번이라도 더 진정히 얼굴 보며 살갑게 정 나눔하고, 송별식을 하는 것 처럼 마지막 작별 인사를 미리 나눠둔다면, 어느 날 언제든 이 세상 마지막 떠나가는 길이 쪼끔은 더 가볍고 홀가분하지 않겠는지? 죽어서 영정앞에 술을 권한 들 알겠으며 죽고나서 꺼이꺼이 통곡한들 무슨 소용일까? 우리 살아온 그 인연이 얼마고 겹겹이 쌓아온 그 추억들은 또 얼만데?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다시는 못 올 북망산천 길을, 홀연히 훌쩍 떠나기엔 너무 허망하고 슬프지 않겠는가? 유통기한 만료시점 되도록 쎄빠지게 살아온 세월도 허탈하고, 이처럼 하릴없이 따박따박 나이 묵기도 서러운데? .. 더보기 나도 할 수 있어 나도 할 수 있어!!~ 지금은 비록 걸음마 띠기도 버거운 돌배기 귀둥이 녀석 모방심리(?)일 테지만, 금방 곧 벌떡 일어나 걷고 뛰고 달려서 하늘이라도 날고픈, 본능적(?) 욕망의 저 옹찬 발놀림이 이 할배를 한순간 들었다 놨다 하다. 2021년 11월 7일(첫돌) 더보기 헛헛한 그리움 대 자연의 조화였던지!! 하늘님의 순리였던지!!~ 한여름 폭염 끝에 하늘 문이 열리고 깊이를 가늠치 못할 천상으로부터 설악으로 내려 태백을 거쳐 지리산을 경유하는 대장정에, 이미 도심 인근 산이란 산은 물론 골목길 깊숙한 은행나무 꼭대기까지, 또 한 번의 가을이 수십 세월의 기억과 추억의 겹 위에 차곡히 쌓입니다. 세월 깊을수록 주름살도 깊고 주름살 깊을수록 설움도 따라 깊지만, 그래도 이 가을만은, 시린 이 설렘의 끝이 물 고운 저 단풍을 닮아갔으면, 처연한 이 희열의 중심에 티 없는 저 하늘 오롯이 담겨있었으면, 못내 감추지 못한 뭉클한 이 서러움은 텅 빈 들녘에 꽉 찬 헛헛한 그리움이기를!!~ 2021년 10월 31일 더보기 동병상련 내 빈 자리에 서성이던 가을은, 어느새 처연한 방황을 시작하고, 가슴팍에 들이치는 바람 멱살다짐 하듯 불손하기만 한데, 추수 끝난 텅 빈 들녘 홀로 남은 허수아비는, 동병상련 연민의 정에 설움 커 가는 내 맘을 알까? 2021년 10월 28일 더보기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10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