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여를 한결같이,
주일마다 예배당에
하나님 찬양 가듯이,
일요일이면 습관처럼
가뿐 사뿐 오가는
내 집 안마당 같은
용마산인 것을,
오늘따라 왜 이렇게
숨은 가프고
걸음은 무거운지?
턱 밑까지
차오르는 숨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응당히,
나이 탓
세월 탓이리라
위로 아닌 위로를
삼아볼 제,
이 무슨 궤변이며
이 무슨 장난인지?
세월을 놓쳤는지?
정신 줄을 놓친 건지?
사각거리는
갈참나무 잎 사이로
진분홍 진달래꽃이
실성한 듯 실실 웃고,
앙상한 덤불 속
진노랑 개나리꽃이
달밤 별무리처럼
반짝거린다.
입동이 지나고
소설이 코앞인데
이 벌건 백주 대낮에,
실성한 봄꽃들이
시절을 망각한 채
날 조롱하는 것인지?
세월을 놓친
금춘의 나그네가
석양노을도 지기 전에
정신 줄을 놔버린 것인지!!?
2021년 11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