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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기적을 심는다는 것 언젠가부터,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탈락한 바람에 깜빡 잊고, 하루가 지난 오늘에서야 부랴부랴 종이컵을 일군 후, 파종 및 식재 완료!!~ 식목일엔 부지깽이도 꽂아만 두면 새순이 돋는다 하였거늘, 정성을 다하여 물 주고 관리 들어가면 설마하니 싹인들 안 나올 리 없겠지만, 과연 모래알이 먼저 일지? 성냥개비가 먼저일까? 이거이 큰 문제 로고!!? 2022년 식목일 이튿날 더보기
진달래꽃 4월 첫 시작의 날 빛나는 아침 햇살 살폿한 애무에, 수줍어 얼굴 붉힌 진달래꽃이 가슴 찌잉하게 예쁘다 못해 울컥 눈물겹도록 곱고 서럽다. 꿈속 어느 아득한 애정이 꽃피던 시절, 분홍색 스카프를 두르고 사뿐히 다가와 환한 미소를 짓던 곱고 아름다운 그 소녀의 상기 된 얼굴처럼, 장롱 속 깊이 간직만 하신 채 한 해 한두 번 옷 정리를 하실 때나 살며시 꺼내 동정과 옷고름을 매만지시며, 원망인지 서글픔인지 모를 미소를 지으시다 다시 소중스레 차곡히 넣곤 하시던 울 어머니의 연분홍 그 저고리처럼, 2022년 4월 1일 더보기
언젠가부터 언젠가부터 문득문득, 나의 그리움 끝에는 늘 당신이 서 있습니다. 때늦은 회한의 사무침을 어루만질 듯, 만면에 자혜로운 미소를 지으신 채 슬픈 듯 가여운 듯, 세월 지나면 까맣게 잊어지리라 여겼지만, 추모일이(5주기) 가까울수록 문득문득 더 그립기만 합니다. 2022년 3월 14일 ************** 언젠가부터 습관처럼, 내 시린 기억의 끝에서 늘 예외 없이 그대를 마주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단 한 번의 청을 끝내 외면한 채 돌아서버린, 매정했던 나의 처신에 정중히 머리 숙여 참회하는 마음으로, 안개 속처럼 희미해져만 가는 그대 슬픈 모습을, 어느 하늘아래 어디서든 귀하고 소중히 살아만 있어, 이 세상 원망 없이 행복할 수 있으시길 축원하고 기도하는 간절함으로~~. 2022년 3월 17일 ***.. 더보기
떠나기 좋은 날 세상을 박차고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은 날, 자리를 박차고 홀연히 일어나 밖으로 나섭니다. 괴질과 전쟁으로 피폐한 이 세상에 희망을 저버린 듯, 봄비 끝에 비죽이 꽃잎을 내민 도심 목련꽃이 몽우리 채 시름시름 생기를 잃어가고, 서둘러 꽃을 피운 용마산 진달래도 자가 격리 중인 듯 해쓱한 모습으로, 바람을 앞세워 황급히 뒷걸음질 치며 파르르 몸을 떱니다. 모처럼, 투명한 햇살 살가운 바람에 연무가 사라진 도심은, 돋보기를 보는 것처럼 빌딩숲 골목길까지 확연히 드러나 보이고, 흐릿한 기억 속 어느 한 세월 모퉁이 청춘이 머물던 그 자리엔 마치 거울 속을 보는 것처럼 맑고 뚜렷이 그 시절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2022년 3월 27일 더보기
쿵쾅쿵쾅, 성큼성큼 쌀쌀한 기운이 방 빼서 나가는 도심 산 오솔길, 어느새 해 닿는 길목마다 삐죽빼죽 새봄이 움트고, 각양 각 새들의 다채로운 미성이 싱그러운 새아침을 깨운다. 초록이 움트는 생명의 소리에 내 심장 소리가 쿵쾅거리고, 새봄 일깨우는 생존의 소리에 내 발걸음 성큼성큼. 2022년 3월 24일 더보기
꽃중년 밀가루를 뒤집어쓴 것처럼 아침 안개를 뒤집어쓴 해가, 도심 먼 산 나간을 짚고 빼꼼히 얼굴을 내밀며 출근길을 살펴줍니다, 까치, 참새 박새, 딱따구리 이름 모를 온갖 잡새들 까지, 뭐가 저리도 신이 났는지 주저리주저리 조잘조잘 대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아~ 드디어 마침내 겨우내 삭막하기만 하던 출근길 오솔길에 노란 생강나무 꽃이 활짝 제일 먼저 첫 봄 인사를 건네줍니다. 얼마나 반갑고 예쁘고 신비로운지 이아침이 온통 설렘과 기쁨이며 더할 나위 없는 축복입니다. 마치 오늘 내내 좋은 일이 줄줄이 엮어질 것만 같은 신선한 설렘, 좋은 사람과 불쑥 눈 맞춤이라도 마주칠 것만 같은 이 상큼한 기대감, 뭔가? 봄 처녀 바람났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달뜸이라면, 가을 타는 노땅인줄만 알았던 난 이아침, 백여시가 .. 더보기
봄비 이처럼 비오는 날이면, 왠지 모를 서러움과 차분함으로 마음에 여백 한 칸이 속주머니처럼 생겨나 좋습니다. 눈 감고 귀기울이면, 부슬부슬 추적추적 토닥토닥 주룩주룩, 어느새 상처 난 영혼에 치유의 샘물이 솟고, 오늘처럼 동토의 대지에 봄비가 내리는 날이면, 겨우내 움츠린 동면의 대지에 생명을 일깨우는 속삭임을 시작으로, 이내 곧 향긋한 봄바람 꽃바람이 눅눅한 내 속주머니까지, 빈틈없이 꾹꾹 채워주리라는 기대와 설렘이 더욱 좋습니다. 2022년 3월 14일 더보기
살풀이 빗방울을 실은 채, 납작 엎드린 낙엽 더미를 들추며 사정없이 휘몰아치는 비바람이 심상찮다. 겨울을 보내려는 휘모리 장단인지? 새봄을 맞으려는 살풀이 굿장단인지? 신명 난 휘모리장단이라면 코로나 오미크론까지 사그리 휘몰아 가차없이 날려버리고, 이 세상 달래줄 살풀이 굿장단이라면 모든 이의 아픔과 슬픔까지 싹 쓸어담아 감쪽같이 사라져 가 주기를!!~ 2022년 2월 26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