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를
뒤집어쓴 것처럼
아침 안개를
뒤집어쓴 해가,
도심 먼 산
나간을 짚고
빼꼼히
얼굴을 내밀며
출근길을
살펴줍니다,
까치, 참새
박새, 딱따구리
이름 모를
온갖 잡새들 까지,
뭐가 저리도
신이 났는지
주저리주저리
조잘조잘 대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아~
드디어 마침내
겨우내
삭막하기만 하던
출근길 오솔길에
노란 생강나무 꽃이 활짝
제일 먼저 첫 봄 인사를
건네줍니다.
얼마나 반갑고
예쁘고 신비로운지
이아침이 온통
설렘과 기쁨이며
더할 나위 없는
축복입니다.
마치
오늘 내내
좋은 일이 줄줄이
엮어질 것만 같은
신선한 설렘,
좋은 사람과 불쑥
눈 맞춤이라도
마주칠 것만 같은
이 상큼한 기대감,
뭔가?
봄 처녀
바람났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달뜸이라면,
가을 타는
노땅인줄만
알았던 난
이아침,
백여시가
둔갑하는 것처럼
스르르륵
노땅허물을 벗고
봄 타는 꽃중년으로
탈바꿈합니다.
2022년 3월 16일
'삶의 이야기 > 특별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떠나기 좋은 날 (0) | 2022.03.30 |
---|---|
쿵쾅쿵쾅, 성큼성큼 (0) | 2022.03.30 |
봄비 (0) | 2022.03.16 |
살풀이 (0) | 2022.02.26 |
인생 시속 65km (0) | 2022.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