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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꽃중년

 

 

 

밀가루를

뒤집어쓴 것처럼

아침 안개를

뒤집어쓴 해가,

도심 먼 산

나간을 짚고

빼꼼히

얼굴을 내밀며

출근길을

살펴줍니다,

 

까치, 참새

박새, 딱따구리

이름 모를

온갖 잡새들 까지,

뭐가 저리도

신이 났는지

주저리주저리

조잘조잘 대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

드디어 마침내

겨우내

삭막하기만 하던

출근길 오솔길에

노란 생강나무 꽃이 활짝

제일 먼저 첫 봄 인사를

건네줍니다.

 

얼마나 반갑고

예쁘고 신비로운지

이아침이 온통

설렘과 기쁨이며

더할 나위 없는

축복입니다.

 

마치

오늘 내내

좋은 일이 줄줄이

엮어질 것만 같은

신선한 설렘,

좋은 사람과 불쑥

눈 맞춤이라도

마주칠 것만 같은

이 상큼한 기대감,

 

뭔가?

봄 처녀

바람났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달뜸이라면,

 

가을 타는

노땅인줄만

알았던 난

이아침,

백여시가

둔갑하는 것처럼

스르르륵

노땅허물을 벗고

봄 타는 꽃중년으로

탈바꿈합니다.

 

 

202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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