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백운봉 상고대 겨울님 그냥가기 못내 서러워 봄님에게 남기고 간 눈꽃 선물인가? 절명의 산통을 견뎌내며 출산한 설은 봄의 사생아인가? 춘삼월 마지막 날 새벽밤새 어둠을 삭이며, 꽃샘의 바람과 눈과 모진 동통을 견디며 눈서리 꽃으로 승화시킨 대자연의 위대함이 나약한 인간으로 하여금 끝없는 포용과 사랑을 일깨우게 하심은 아닌지? 은백 순결의 극치 순백 설국의 비경, 천국으로 들어가는 통천문이 이러할까? 신선께서 머무시는 비밀정원이 저러할까? 세 산벗님 3월 산행 백운봉 몬당 설천지 아무도 흔적 없는 새하얀 눈밭위에 근우산벗 이라 쓰고 막역지우라 읽는다. 2019년 3월31일 (양평 백운봉 설국에서) 더보기 추모 달리는 버스 차창 밖 고속도로 건너편, 이른 봄소식을 몸소 고 하련 듯 줄지어 뒷걸음질 치는 능수버들 대열에 푸른빛이 완연합니다. 이따금씩 산수꽃 개나리꽃도 뒷걸음질이구요 가끔은 매실꽃 무더기가 밭뙈기 채 도망을 치기도합니다. 그 먼 저만치 희뿌연 연무 너머에 내 고향의 봄.. 더보기 긴장의 끈 찔레꽃 목 초록줄기 어느새 잎새 달고 아기진달래 여린줄기 꽃망울을 틔웁니다. 용마산마루 맑은 햇살 감미로운 바람결에 잠시잠깐 눈을 감고 명상 속을 오가는데, 일순간 적막을 깨며 출몰한 까마귀무리, 고막을 할퀴듯 심장을 패듯 소름이 돋도록 소란을 피웁니다. 대 변혁의 3월동안 .. 더보기 늘 시린 아픔 장모님 생신 인사길 사뿐사뿐 설렘이고 울 엄니 성묫길 뭉클뭉클 그리움입니다. 밭두렁 저만치 빼꼼히 얼굴 내민 쑥구재미 달룽개 새록새록 추억이고, 텃밭 밭고랑에 파릇파릇 봄동 겨우내 지켜낸 초록 농심 입니다. 2019년 3월9일 (성묫길에서) 살포시 봄비 젖은 대지 움트는 생명의 소리 .. 더보기 불쏘시개 농군님 전하는 봄소식에 습관처럼 일어나 산으로 향합니다. 가슴을 두드리는 작은 설렘 하나 불꽃을 피우듯이 휘파람소리를 내며, 희뿌연 노폐물 속 동면의 도심을 지나 아직은 동면의 땅 아차산 능선에 기대, 고향의 봄소식을 불쏘시개삼아 동면의 구들에 불을 지핍니다. 2019년 3월3일 더보기 시산제 햇빛 곱고 바람마저 포근한 정월스무날, 왕방산의 정기를 받고 산 따라 물 따라에 길운을 모아, 성심으로 제수를 마련하여 정성껏 제물을 진설한 후, 엄숙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촛불 밝히고 향불 피워 왕방산 산신령님께 재림을 청하옵고, 공손히 삼배 올려 정성껏 예를 갖추오니 기꺼이 .. 더보기 얼마나 더 죽어야? 줄곧 달려온 외길 끝, 문득 서늘함에 두리번거린다. 곁도 주변도 하나 없는 황량한 한복판에 빈 손 잔뜩 움켜쥔 채, 약 떨어진 장난감병정처럼 한겨울 들녘 허수아비처럼, 엉거주춤 홀로 서있음이 뭉클 서럽고 시리고 아픈데, 끊임없이 앵무새처럼 뭘 더 버리고 뭘 더 죽이라는 가? 2019년 2.. 더보기 습관 적막한 용마산에 가녀린 새소리가 들리고 침묵하는 먼 도심으로부터 파도소리가 들려옵니다. 오늘처럼, 용 빠진 바람에 숲이 경련을 멈추고 구름을 삼킨 해가 하얗게 질식이라도 하는 날이면, 낮은 회색하늘 가까이 겨울 산이 까치발을 서고 먼발치 한강수변 물그림자도 짙습니다. 이렇.. 더보기 이전 1 ··· 42 43 44 45 46 47 48 ··· 10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