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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가을엔 내 고향 옛 차일봉의 가을이 눈에 선할 만큼 용마산에서 망우산을 잇는 능선 능선마다 단풍 때깔이 울긋불긋 벌겋게 달아오릅니다. 그 시절 내 고향 이맘때면 서로를 일동무 삼아 품앗이를 이어가며 하루라도 더 빨리 가을걷이를 끝내고 마치 지리산 산신님 부름 받들 듯, 단풍이 불타는 그 불구덩이 속으로 줄지어 곧장 달려들어가 젊음과 청춘과 꿈과 욕망을 함께 불사르며 그 가을을 헹가래 쳐 보내곤 하였거늘, 오늘 이 가을엔 문득 미세한 바람에도 우수수 떨어져 흩날리는 저 낙엽들로부터 불현듯이, 세월은 내 삶으로부터 지난가을처럼 또 그렇게, 여지없이 뜯겨 나가는 황망함을 목격합니다. 그 시절 그때 벗님들이시여!!~ 그대들은 어디서 들 나처럼 이렇게 꾸역꾸역 나이만 퍼먹으며 늙어들 가고 있는지? 님이시여!!~ 그 곱던.. 더보기
헛헛한 가슴 초록이 겨워서 불긋불긋하고 파란 하늘 겨워서 설움이 얼룩지면, 또 한 가을도 웬만큼 깊었으리. 노을이 겨워서 땅거미가 들고 가을이 겨워서 허무가 들고나면, 또 한 세월도 어지간히 깊듯이, 모진 삶에 겨워 무뎌진 가슴 야속한 세월 겨워 헛헛한 마음, 용마산 몬당에서 안팎을 둘러보니 어느덧 또한 내 연식도 깊다. 2024년 10월 19일(토) 더보기
악몽 탈출 10여 년 전, 그때의 악몽이 불쑥 되살아 나는, 절체절명 삶의 백 길 낭떠러지로부터 천만다행으로 살아 돌아온 듯한 오늘의 이 기쁨, 원인 모를 복통이 몰고 온 혈액 성분 중 철분 함량이 제로에 가깝다는 희귀 상태 진단, 상급 종합병원으로의 긴급 정밀검사를 요한다는 처방에, 의료 대란의 소용돌이 속 아슬아슬 응급실을 거쳐 조마조마 상급 종합병원 진료까지 한 달 여 일의 피를 말리는 시간 싸움 속, 저승의 어머니 아버지를 얼마나 불러대고, 용마산 산신령님 대성암 부처님 아차산 하늘님껜 또 얼마나 간절히 매달렸던지? 새까맣게 탄 가슴 간신이 달래서 겨우 진정, 위 절제 수술로 인한 철분 흡수 장애라는 원인으로 밝혀짐에 따라, 만만 다행히 평안 회복 안도하는 맘으로 뜻깊은 오늘 578돌 한글날, 산행 중엔 다.. 더보기
하늘바라기 사랑하는 님 그리며 설렘을 품어도 좋을, 떠난 님 원망하며 눈물을 떨궈도 좋을, 햇볕 따사롭고 하늘빛 고운, 맥없이 뭉클 설레고 무담시 울컥 서러운, 가을 녘 일편단심 하늘바라기 백일홍, 그 예쁨 못내 서러워 차라리 연민스러운, 가을 타는 초로 나그네의 길 바쁜 가을 놓치고 싶잖은 백일홍 꽃의 한낮 하늘바라기. 2024년 10월 4일 더보기
비로소 가을 폭염의 바다 건너서 마침내 가을, 열대야를 지새워 비로소 추절!!~ 세월의 강 건너고 건너 어언 예순일곱, 삶의 질곡 넘고 또 넘어 어느새 인생무상!!~ 2024년 9월 28일(토) 더보기
한여름 늪에서 살아 돌아온 이 가을 이 아침 살갗에 와 닿는 바람 뼛속까지 상쾌하고, 맨발바닥에 닿는 대지의 감촉 속창까지 시원하다. 작금의 한여름 폭염이 그처럼 가혹하지 않았다면 올여름 열기가 그처럼 길고 모질지 않았다면, 초롱한 이 아침 이 기쁨 이 행복이 이처럼 크고 소중한 것임을 예전에 미쳐 몰랐을 것을, 누군가 행과 불행은 생각하기 나름 백지 한 장 틈 차라 하지 않든가? 가슴에 옹이 진 삶의 응어리 내면에 들붙은 온갖 설움 덩어리는 어쩌면, 내 자신을 굳건히 버티고 서게 한 악바리 근성과 나의 오늘을 여기까지 이끌고 온 어기찬 집념이 돼 주었으리라. 출근길 이 창연한 아침 이 아름다운 계절, 아낌없이 다 버리고 비우고 흔적 없이 다 지우고 보내리라. 애를 애를 태우다 이제 겨우 마주한 길 잖을 이 가을, 텅 빈 가슴 짓물러지도록.. 더보기
이 지독한 열기 어제와 그제 일을 분간하기 어려운 내 기억처럼, 영원불변의 우주 법칙에도 작은 오류가 있음이 분명하다. 입추 처서 백로 추석이 지나고 낼모레가 정녕 추분이 맞는다면 우주의 법칙에 오류가 분명하고, 우주의 법칙에 오류가 아니라면 칠순에 근접한 내 몸에 밴 기억에 오류가 있음이 틀림없다. 밤 낮 없이 계속되는 식을 줄 모르는 폭염과 열대야, 계절을 망각해버린 채 넌더리가 나도록 긴긴 여름, 대우주의 법칙에 오류가 아닌 내 몸의 기억에 오류 또한 아니라면, 이 가혹한 열기 이 지독한 여름은, 끝없는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우주 질서를 능멸한 것에 대한 대 자연의 배신? 오만무도한 인류의 이기심에 의한 대자연의 법칙을 위배한 것에 대한 대 우주의 분노 라면, 아~ 신이시여!!~ 이제 이를 어찌 다 감당케하시렵니까.. 더보기
중추가절(仲秋佳節) 모질고 긴 폭염에 진저리가 날만도 합니다만, 대명절 한가위 秋夕,연휴라는 이름으로, 조금은 위로가 되고 더 나아가선 축복과 기쁨 얻으시는, 또 한편,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가슴 뜨거웠던 옛 기억과, 무뎌진 삶에 자존감 찾으시는 잔잔한 설렘과 회고의 시간, 아무쪼록 함께 나누고 더불어 누리시는 넉넉한 한가위, 흐뭇한 秋夕연휴 되시길 소망합니다. 2024년 9월 17일(추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