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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어허라~ 깨어라~ 활짝 웃다 자지러진 생강나무꽃을 시샘하듯, 파릇파릇 쥐똥나무 잎이 청초하기만 하고, 앙증맞은 찔레꽃나무도 소녀소녀하기만합니다. 생기발랄한 어느 소녀의 청순함을 보는 것처럼, 삐죽이 꽃잎 빼문 개나리꽃도 예쁘고 불쑥 꽃망울 터트린 진달래꽃은 또 어쩜 저리도 곱고 어여쁜지? 봄바람에 들뜬 여인의 핑크색 스카프처럼 요, 오늘 아침 산목련은 내 속내를 보았음인지 밤새 상복을 꺼내 입고 忘甲잔치를 예고하며, 줄줄이 앞다퉈 봄 축제룰 시작하는 이 봄의 꽃잔치는 이미 그 서막이 올랐건만, 추억잔치 망갑잔치는 벚꽃이 펴 보기도 전 순위 밖으로 떠 밀려 설 자리를 빼앗기니, 겨우내 기대찬 가슴 허탈감만 밀려오고 나날이 새록새록 밀려드는 꽃 군무에 어허라~ 깨어라~ 봄날은 간다. 2023년 3월 23일 더보기
봄햇살의 유혹 봄햇살(춘분)이 유혹 하고자 한 것은 비단 나 뿐 만은 아니었음을~~, 속은 셈 치고 훌 밖으로 나가 품든가 아님 풍덩 안기든가? 립스틱 짙게 바르고 머플러 휘날리며 유혹하든가? 아님 고백 하시든가? 2023년 3월 22일 (춘분/정오) 말죽공원 오솔길 더보기
이 아침을 빛나게 하는 홍일점 봄은 찾아 누림하려는 자에게만 허락하는, 설렘이고 기쁨이며 희망이고 선물입니다. 아침잠에서 깨어나는 도심의 예쁜 산,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존재감 없는 한낱 검불이던 것이, 이아침 동녘을 밝히는 봄 햇살에 살포시 꽃망울을 터트린 생강나무 꽃은, 이 봄의 첫 최상의 선물이며, 오늘을 빛나게 하는 가장 아름다운 홍일점입니다. 2023년 3월 8일 더보기
인연 서로의 삶을 빤히 들여다 보며 한 발치 안에서 맘 기대고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한 쪽이 홀연 종적을 감춰버린다면, 남은 한쪽이 감당 할 상실감 및 삶의 부담은 생각 보다 훨씬 크고 힘겹다는 사실을 실감한 1년 4개월 여, 돌연한 잠적은 비록 예고 된 것이라 할지라도, 서로의 삶에 차지한 비중이 크면 클수록 깊으면 깊을수록, 가중 되는 아픔과 우울감 또한 정비례 되리라는 평범한 교훈을 깨우치기에 부족함이 없을 길고 고독한 시간 이었으리. 군대에서의 인연을 필연인 것처럼 잇고 살다 어느날 술상 앞에서 돌연 "나 잠수함 타야겠어"라는 한마디를 남긴 후, 둘의 삶으로부터 훌쩍 사라져버린 형, 열여섯 달을 불쑥 흔적 없이 사라졌다가 사라질 때처럼 또 그렇게 불쑥 걸려온 발신자 미상의 폰번에 경계스레 수신 거부를 .. 더보기
춘삼월 첫들목에서 완연한 봄으로 가는 춘삼월 첫들목에서, 이 봄을 누림할 수 있는 소중함을, 목숨 바쳐 물려주신 애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그 영령들의 넋에 보은하는 마음을 담아, 겨우내 움츠린 어깨 가슴 쫘악 펴고, 새 생명 새 열망 새 움 틔우는 설렘과 기쁨의 날 은혜와 감사의 초일(初日)이기를!!~ 2023년 삼일절 더보기
새 봄의 촛불을 켜는 시간 어쩌면 인간의 뇌 구조 안엔 단속카메라 장치가 내재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백번 천번 규정 만족일 땐 쥐 죽은 듯 침묵하다 딱 한 번의 잘못이나 실수 땐 가차없이 작동 벌금고지서가 날아오는 것처럼, 삶을 지탱하는 규범과 자율로부터 일상을 지속케 하는 작은 소중한 것들과 무수한 감사할 것엔 무감각이면서도, 어쩌다 바늘귀만 한 소홀함 하나에는 학교 운동장만 한 야속함이 눌러앉고 사소한 실수 하나에 평생 씻을 수 없는 낙인을 찍기도 하는 인간으로서의 비루한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차치하고라도, 때론 타인의 흠과 자잘못은 여지없이 들춰내 비난과 비판을 일삼고자 하는 것 또한 사람의 마음이기도 한 것일 테지만,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한 인간으로서 지각이 있고 인격 있는 사람임에 부족함이 없다면 새 봄이 깨어나.. 더보기
빨대질 용마산 암릉에 배낭 벗어 앉히고 스틱 기대 세워 겉옷까지 걸었으되, 겨울 바람은 행방 없이 잠잠하고 회색 하늘마저도 독한 냉기를 거뒀다. 자욱한 연무 속 퉁퉁 불은 해 서녘에 기운 채 겨울 빗장이 풀리고, 희뿌연 산안개 속 기지개를 켜는 숲 질퍽한 봄물에 빨대질을 해댄다. 등짝이 후끈후끈 땀 이슬 맺힘은 육신은 낡아 가도 봄은 기억하는가? 2923년 2월 12일 더보기
생명의 소리 이른 봄 이른 아침 받쳐든 우산 위를 따닥따닥 토닥토닥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가, 겨울 잠을 깨우려는 것인지? 새봄을 틔우려는 중인지? 겨우내 움츠러든 내 어깨를 어루만져 주려는 것인지? 어둠이 가시는 촉촉한 아침 말죽거리를 가로지르는 예쁜 산 오솔길, 수북이 쌓인 낙엽 더미 속 잠든 영혼을 깨우는 생명의 소리 일깨움의 소리, 살며시 우산을 나무에 맡기고 지그시 눈을 감은 채 두 팔을 한껏 벌려 대자연의 질서에 동화 함과 함께 나로부터 잠시 유체이탈 우주일체 하니, 신선한 새봄의 태동 소리와 이름 모를 뭇 새들의 생생한 생동음이, 가슴을 어루만지는 은혜로운 속삭임 마음을 치유하는 신비로운 울림 영혼을 맑게하는 감미로운 파동으로, 이 아침을 더 없을 축복과 감사로, 더 없는 설렘과 기쁨으로 충만케 하여,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