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인간의 뇌 구조 안엔
단속카메라 장치가
내재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백번 천번
규정 만족일 땐
쥐 죽은 듯 침묵하다
딱 한 번의 잘못이나
실수 땐 가차없이 작동
벌금고지서가
날아오는 것처럼,
삶을 지탱하는
규범과 자율로부터
일상을 지속케 하는
작은 소중한 것들과
무수한 감사할 것엔
무감각이면서도,
어쩌다 바늘귀만 한
소홀함 하나에는
학교 운동장만 한
야속함이 눌러앉고
사소한 실수 하나에
평생 씻을 수 없는
낙인을 찍기도 하는
인간으로서의
비루한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차치하고라도,
때론
타인의 흠과 자잘못은
여지없이 들춰내
비난과 비판을
일삼고자 하는 것 또한
사람의 마음이기도
한 것일 테지만,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한 인간으로서
지각이 있고
인격 있는 사람임에
부족함이 없다면
새 봄이 깨어나는
지금은,
자신의 흉허물에
가감 없이
단속카메라를
들이대고
회고와 성찰을 통한
반성과 참회의 시간,
타인의 잘잘못까지
감싸고 보듬는
관용과 배려와
포용의 시간,
물올림이
완연한 오늘은
새 봄을 맞이하기 위한
비움과 여백의 시간,
부정한 마음을 쳐내고
또 한 새봄을
꽃피우기 위한
새로운 촛불을 켜는 시간,
무심코 지나쳐 버린
작은 은혜를 새록새록
기억해 내는
그리움의 시간
감사와 보은의 날.
2023년 2월 18일
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