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래?
왜 그랬어? 라고
따져 묻기 전에
그 연유를 먼저
이해하고자했더라면,
섭한 맘
조그마한 불신이
자리하기 전에
먼저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더라면,
저처럼
배신감에
분노할 일은,
119구급차에
응급실 실려 갈만큼
가슴 저릴 아픔은
없었을 것을.
왜 모를까?
왜 몰랐을까?
아니 어쩌면
뻔히 알면서도 덤벼보는
샅바싸움일 테지만,
서로 다른
두 인격이
사랑이라는
눈 먼 이름으로
하나가 되고자할 때,
부딪쳐 깨지고
부대껴 닳으면서
서로 섞여야만
하나가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의 잘못을 떠나
잘못의 경중을 떠나
이제는 서로가
가슴을 맞대고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곱씹어볼 시간,
서로 다름에
옳고 그름을 떠나
서로의 다름을
자신의 것처럼 귀히 하고
서로의 부족함마저
기껍게 채울 수 있는
한마음 한 몸을
이룰 수 있을 때까지,
그렇게 처참히
깨어져가면서
그렇게 갈기갈기
생채기를 남기며,
그렇게 하루하루
부부로 거듭나고
또 그렇게 점차점차
어른이 되어가서
그렇게 우리처럼
부모가 된 연후
저들도 우리처럼
장인 장모가 될 터지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이리저리 안절부절
방문 앞을 맴돌며,
푸념하듯 자책하듯
빈 방에다 대고
구시렁구시렁
혼자 말을 해댄다.
마치
살아생전 내내
우리 어머니께서,
가끔 허공에 대고
한숨을 지으시며
그러셨던 것처럼,
당신께서 이 세상을
떠나시고 난 후에야
이 나이가 되고나서
겨우 철이 드는가 싶어,
불현듯이 뭉클해진
뜨거운 가슴 억누르며
못내 죄스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2019년 1월 20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