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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또 하나의 선물







그나마 견딜만한

한겨울 속 이었기에

입춘이 오간지 모르게

살살살 뒷걸음질치고

설설설

저만치 가는 설은

비록 서러운 이들의

설이었다 할지라도,

 

하나의 끝으로부터

비롯되는

또 하나의 시작은,

또 한 번의 기회이며

또 하나의 축복입니다.

 

전정가위질하며

봄 준비를 서두는

부지런한 농부의

희망찬 설렘처럼,

설 지난 겨울 산

도심을 탈출한

진갑 나그네의

진부한 포부처럼,

 

희뿌연 연무 속

미궁의 도심은

겨울잠을 쫓으며

파도소리를 내고,

용마산 몬당에

일렁이는 바람은

분명 또 한 번의

선물 같은 봄입니다.

 

201926()

(환자구조 이송현장 용마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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