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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가을 지는 소리








도봉의 끝

신선대 꼭대기에서

취중인 가을의

뒷모습을 봅니다.

 

세 아우와

붉어진 가슴으로

컵라면국물에

막걸리 잔을 비워내며,

서로의 묵직한

삶을 나누고

설키고 얽힌

가슴을 비워냅니다.

 

길고 험난했을

여정의 끝에서

활공을 시작하는

낙엽들의 초연함이,

아름답다 못해

차라리 서글퍼

가슴이 뭉클

뜨거워집니다.

 

어둠에 자리를

내어주고

서둘러

도봉의 품을 나오는 길,

 

발밑에 밟히는

낙엽의 바스락거림이

자꾸만 걸음을

멈춰 세워,

두고 온 것이

있는 것처럼

연신 뒤를

돌아다봅니다.

 

 

2018113

낙엽 지는 도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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