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사이로
조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차창 밖,
창에 부딪친 빗방울이
방울방울 꼬리를 이어
미끄럼을 탑니다.
아버지를 보내는,
어머니의 마지막 길마저
보살펴드리지 못하는,
한 맺힌 어떤 이들의
볼을 타고 흐르는
통한의 눈물 같을,
이 가을의
새로운 변신을 위한
반갑잖은 불청객
25호 태풍 콩레이의
교만스런 눈물처럼,
방울방울 스쳐가다
주르륵 선을 긋고
흐느끼듯 소리를 죽이다
통곡하듯 소리를 높입니다.
차창 넘어 들녘 가을 색
내 설움처럼 짙고
들녘 저만치 드리운 안개
내 그리움처럼 자욱합니다만,
부디
나의 간절함으로 하여금
앞서가신 고운님들께
명복을 비는 염원이 되고
남은 이들의 쓰라린 아픔에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글프고 헛헛했을
먼 조문 길
그나마 형과의 짧은 만남이
나의 잔잔한 위안이 되고
병출친구의 조문 길 동행이
서로의 든든한 위로가 됩니다.
2018년 10월 5일
콩레이 들이치는 조문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