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붉은 단풍 물에
내 속창까지 벌겋습니다.
시뻘건 단풍물이
뚝뚝 떨어져
내 심장에
방울방울 맺힙니다.
천둥번개 우박을 동반한
가을비가
숨 가피 가을몰이를
하는 동안,
감악산 출렁다리에서
가을을 무등 태워
마장호수 출렁다리에서
헹가래를 칩니다.
짧아져가는 가을이
행여 쉬 달아날까봐
조마조마 가슴조이다,
고운 산 벗님들과 함께한
산행 길에서 비로소
이 가을과 맞닥뜨립니다.
나 이제
마주한 이 가을을
그나마 기쁜 맘으로,
홀가분하게
배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 인생 환갑의 가을은
참 곱고
아름다웠노라고,
메기매운탕에
쐬줏잔 높이 들어
이 가을에
건배를 올립니다.
2013년 10월 28일
가을물 고운 언저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