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와 딸이
등 떠미는
효도관광의
대장정 앞에,
딸 사위 팔짱에
꼼짝없이 붙들린 채
딸 사위가
이끄는 대로,
신림동 어느
곱창타워에서
순대곱창을
채운 후,
석양노을빛 고운
초겨울 시린 도심
어깨 깃 여민
서울 빌딩숲을 떠나,
인천공항을 향해
미끄러져가는
날개 돋친 벤츠 앞자리,
눕듯이 등 기대고
졸리는 듯
눈을 감은 채,
잔뜩 신이 난
각시와 아들
딸 사위 간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예전에 경험치 못한
뿌듯함에 뭉클
남부럽지 않을
호사를 누린다.
이내
딸 사위의
배웅을 뒤로하며
각시 손잡고
아들 앞세워,
긴장 속 어렵사리
탑승절차를
모두 마치고
들뜬 가슴을
겨우겨우 억누르다,
마침내
환갑 인생을 기념하는
생애 첫 출국의
감격과 함께,
미지의 공간
암흑의 경계를 넘어
두 시간의
시차를 경험하다.
2018년 11월 17일(토)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