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큰또랑
회보 얼음판
언 손 불어가며
찧고 깨어내,
얼음 배 만들어
보위에 띄우고
간짓대 노 저어
한겨울 속 항해하던,
그 해맑은 악동들
어디로들 다가고
텅 빈 살얼음판에
정적만이 깊어 갈 제,
내 고향 지동촌
드넓은 큰또랑엔
제철만난
청둥오리 떼만,
한가로이
졸음을 쫓으며
터줏대감처럼
능청을 떨다가
고향을 등진
낯선 이방인
불청객 출현에
줄행랑을 치다가
텃세라도 부릴 듯
이내 되돌아와
제집인 냥 거만스레
허세를 부립니다.
2016년 2월7일(섣달그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