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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새 해맞이

 

 

 

 

 

여명이 밝아오는 병신년 초하룻날

가로등도 졸고 있는 이른 새벽길,

새 햇님 맞아서 가슴에 두고파

어둠을 밀치며 용마산을 더듬는다.

딸아이와 아내의 거친 숨소리가

꿈 속 겨울 산 새벽잠 깨우고,

도심도 충혈 된 빨간 눈 껌벅이며

어둠 묻은 안개를 툭툭 털어낸다.

 

하얀 달님 산벚나무에 붙드셔

옴짝달싹도 못하신 채,

새벽길 밝히시는 환한 미소가

또 하나의 고운 행운으로 다가와,

몰려든 해맞이 객 저마다의 가슴에

더없는 설렘이 되고 축복이 된다.

 

기대에 찬 인파의 소망과 눈빛이

감당치 못하실 부담이 되셨을까?

유난을 떨어대는 중생들의 호들갑에

잠시잠깐 심기라도 불편 하셨는지!!?~

운벽 너머에 모습을 감추신 채

성미 급한 인파를 제풀에 돌려세우신다.

 

웅집한 해맞이 객 너도나도 하나 둘

앞 다투며 흩어져 산몬당을 내려서자,

궁금한 듯 운벽에 구멍을 내시고

빨간 눈 내미시어 동태를 살피신 후,

그도 잠깐 슬며시 자취를 감추시고

구름담벼락 뒤편에 서광을 비추신다.

 

겨우 한 순간 운벽 구멍 속

토끼 눈 같은 새 햇님 담아서,

급해진 뒷간 길 다급히 서둘러

긴고랑길 미끄러지듯 헐레벌떡 내려와,

 

집 근처 해장국집 한 테이블에 앉아

아내랑~ 딸아이랑~ 마주 바라보며

새 해, 새 마음, 새 희망 안고

다정히 기도하듯 덕담을 나눈다.

 

 

20161월 초하룻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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