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그리워해도 좋을 만큼
부드러운 햇살과,
계절을 잃어버린 듯
때 이른 봄기운 속 같은
겨울 산의 아늑함과,
밝고 맑은 하늘과
낯익은 숲의 속삭임이
내 안의 작은 설렘을 일으켜
또 한 해의 끝으로 내몰린
조급함과 허탈감으로부터,
뭔지 모를 묘한 느긋함과
여유로움으로
용마산 몬당을 바람처럼 흔든다.
저 멀리,
도심으로부터 들려오는
거대한 울림,
바람소린가 싶어 귀 기울이면
거침없이 밀려오는
거센 파도소리와 같고,
파도소린가 싶어 멈춰서면,
분노와 울분으로 가득 찬
민초들의 힘겹고 고단한
긴 한숨소리처럼,
가마솥이 끓듯 부글거리다가
태풍이 몰아치듯
몸부림을 치기도 한다.
2015년 12월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