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끝에 남겨진
메마른 한 잎새와
그 잎새 끝을 간질이는
한줄기 바람과
동녘을 밝히며 타오른
빛나던 하루해도
모든 것은 이미
그 끝에 머물러 있다.
벽 한켠에 우두커니 걸린
마지막 남은 한 장 달력처럼,
이순을 바라다보는
쉰여덟 초로 나그네의
저물어가는 하루처럼,
지나버린 것에 대한
기쁨과 노여움과
슬픔과 흐뭇함은
이제 모든 기억으로부터
망각의 강을 건너야하는 것처럼,
모든 끝에는
또 다른 시작과 또 다른 출발이
공존하는 것이기에,
그 끝은 언제나
아름다운 또 하나의 선물 같은
시작의 의미인 것인지도 모른다.
하나의 끝에는 늘
미련과 아쉬움이 동반되고
그 시작은 항상
영원할 것처럼 끝없어 보이지만
이 세상 영원할 것은
그 아무 것도 없으리니~~~
2015년 12월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