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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겨울 늪

쨍한 햇볕이

봄을 흔들어 깨우고

칼날같이 매섭던 바람마저

등 굽은 능선을 쉬어 가건만,

금춘기라 자신하던

초로 나그네

끓어오르는 신열에

객담 진땀을 훔쳐가며

허리가 꺾일 듯이

기침을 해댑니다.

 

진눈개비 휘몰아치던

용마산 모퉁이에

산새들마저 기다렸다는 듯

봄 채비를 서둘건만

정작 봄을 고대한

겨울 나그네,

하찮은 고뿔에

병원신세를 못 면하고

때늦도록 겨울 늪에서

헤어나지를 못합니다.

 

 

201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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