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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한여름 끝

 

한 여름의 끝이

정점을 넘어선다.

기염을 토해내던 한여름이

등을 보이고 돌아서 간다.

 

아차산 3보루를

맴도는 고추잠자리도

땀 냄새 풀풀 풍기며

대성암 문전에 합장한 나도,

 

거부할 수 없는

대 자연의 순리에 의한

멈출 수 없는

에스컬레이터를 탄 것처럼,

 

어둠을 품 안으며

길 재촉하는 아차산에

폭염 속에 휩쓸려

등 떠밀려 가는 것처럼,

 

보랏빛 고운 맥문동 꽃 미소를

그냥 외면키 못내 아쉬운 듯

자꾸만 뒤를 돌아다보며

어느새 성큼 저만치 간다.

 

 

201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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