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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한여름 배웅

 

 

 

 

 

 

비 머금은 성난 바람

용마산 마루 열기를 꺾고

까칠한 그 바람에 가슴을 열고

바위능선 등에 올라 앉아

연무에 잠긴 도심 내려다보며

한여름 끝 노독을 달랜다.

 

이른 새벽녘 집을 나서

용문을 살피다 다시 내달려

미시령을 넘어 속초에 입성

구룡령을 넘어 다시 용문으로~

연수리 팔각정에 추억을 묶고

홍천을 향해 줄달음을 친 후

반곡 홍천강변에 밤을 밝히며

한 여름을 배웅하는 멀고 긴 여정,

 

새콤 달달한 대포항 물회에

내 가족 되찾은 건강이 넘쳐나고,

용문 연수리 학골 별천지에

옛 친구의 따뜻한 우정이 고맙고

홍천강 매운탕 민물고기 튀김에

전우의 변함없는 사랑이 감사하다.

 

준비 없이 홀연히 떠난

예기치 못한 여정에서

두터운 가족애에 흐뭇한 마음

두 벗님 깊은 우정에 행복한 가슴으로

 

답답한 세상사 개벽이라도 할 것처럼

천둥번개를 앞세운 먹구름에 쫓겨

대성암을 거쳐 고구려정으로

고구려정을 내려 약수터에 이르니

마치 참았던 울분을 토해 내듯

시퍼런 불 칼을 사방으로 내리치며

굵은 빗방울을 내동댕이치듯

사정없이 이 세상에 내리꽂는다.

뿌지직 빠지직 우르릉 쿠르릉

간담 서늘한 괴성에 눌려

영화사 범종소리마저 기가 죽고

짙어가는 어둠마저도 안절부절 이다.

 

꼼짝없이 약수터 지붕 아래 갇혀

어둠을 두들기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흐뭇한 마음으로 여독을 씻고

통쾌한 가슴으로 추억을 담는다.

 

 

2015816

한여름을 배웅코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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