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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잔인한 4월

 

참으로 잔인한 4월이리라~

참으로 참담한 4월이리라.

불과 두 시간여 만에 나와 내 이웃과

이 사회와 이 국가의 정체성은 물론,

눈곱만큼의 자존감까지 여지없이 허물어버린,

 

채 피어보지도 못한 채, 조도 앞바다에 수장된

꽃봉오리 같은 영혼들이여!!~

황당하고 어이없는 그대들의 죽임 앞에,

무책임과 무능과 비정함과 비상식만이 난무하고,

애통과 분노와 죄책감과 비애감으로 몸부림치는

팽목항의 저 통곡을 보시는가?

들으시는가?

 

아무리 주어진 제각각의 운명이라지만,

그처럼 비통한 길 어이 갈 수 있겠으며,

터지고 찢어진 저 가슴으로

어찌 그대들을 보낼 수 있으리?

가련한 그대 어린 영혼들을

무슨 수로 어이 달래고,

그대들의 원혼을 가슴에 묻은,

저들은 또한 어찌하리?

  

아카시아 꽃향기가 제아무리 향기롭고,

5월 담장 넝쿨장미가 그 아무리 붉다한들

그대들의 넋인들 어이 달래질 수 있겠으며,

저들 가슴에 피멍보다야 더 붉을 수 있으리요?

 

라일락 향 그윽한 4월의 향긋함을

무참히 앗아 가버린 비운의 세월호여!!~

귀신처럼 붙들고 있는 그 가엾은 영혼들을

어여어여 바삐 놓고 노여움을 풀어다오!!~

세월호를 단숨에 삼킨 성난 바다의 신이시여!!~

어른들의 허물을 호되게 벌하시고

그 맑은 영혼들을 어서 돌려주소서!!~

 

산송장이나 다를 바 없는 처참한 모습으로,

울부짖는 저들의 피맺힌 몸부림을!!~

눈물마저 메말라가는 팽목항의 저 절규를

가엾비 여기시고 굽어 살펴보소서!!~

 

2014년 4월 29일(세월호 침몰 사고 14일째)

사망자 193명, 실종자 109명, 구조자 17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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