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년을 훨 넘도록
무엇으로 사셨는가!
해와 달 넘나드는
산몬당이 문드러지도록
그대 무슨 힘 있어
그 세월을 버텼는가?
피할 수 없는 모진 세월에
휘고 굴곡진 가녀린 삶
그대 무슨 낙을 삼고
그리도 질기게 살아냈는가?
깊게 갈린 밭고랑 이마
된서리 앉은 반백 머리
터질 듯 부푼 혈압
겨우겨우 달래서
가쁜 숨 헐떡이며
이제 남은 길 가야하네.
하지만 어찌하랴
이미 자투리 뿐 인걸
남은 그 자투리마저
온전히 그대 것은 아니라네.
참으로 황망하이!!~
참으로 애닯고 서글프이!!~
이제 남은 그 길은
마지막 돌아가는
그 길이라네.
무슨 힘 무슨 낙으로
그 길을 가시려는가?
난 이제 가려 하네
내 아내와 가려 하네.
내 아이 둘 우리처럼
내 그맘때 쯤 접어들면
쥐고 들었던 것 훌훌 놓고
내 아내 보듬고 가려 하네.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어우러지고
구름도 쉬어가는
두메산골도 좋을시고
자투리 세월 부서져 내리듯
하얀 파도 부서져 내리며
곱게 물든 석양노을
갈매기 떼 끼룩대는
등대가 내려다보이는
오막살이도 참 좋겠네.
2011년 1월 12일